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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 '톡쏘는사이' 26년 지기 충청도 아재들, 정규 갑시다

기사입력 2016.09.17 07:03 / 기사수정 2016.09.17 01:14

대중문화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톡쏘는사이' 26년 지기 개그 동기들의 조합은 옳았다. 느긋하지만 신문물엔 빠른 막내 남희석, 끊임없이 구시렁대지만 속 깊은 박수홍, 아직도 짐을 내려놔야 하지만 포인트를 잘 짚는 김수용. 편안했고, 유쾌한 만남이었다.

16일 방송된 MBC 추석 특집 '톡쏘는사이'에서는 충청도 팀(남희석, 박수홍, 김수용), 경상도 팀(허경환, 강남, 경리), 전라도 팀(박명수, 홍진영, 정진운)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충청도 팀은 남희석의 고향 보령을 찾아갔다. 26년 만의 처음으로 동반 출연한 26년 지기 개그 동기들. 예상 못 한 조합에 서로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금세 편안해졌다. 남희석은 "46살에 막내가 될 줄 몰랐다"라고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VR 기계, SNS가 익숙하지 않은 형들을 챙겼다. "환장하겠네", 남희석이 가장 많이 한 말 중 하나였다.
 
신문물에 적응해야 했던 충청도 팀은 충청도 라이프에도 적응해야 했다. 버스를 기다리다 못한 세 사람은 시민에게 도착 시각을 물었지만, "오겠지"라며 웃거나 "금방금방 온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 '금방'은 꽤 길었다. 이른바 충청도 시간. 한 시민은 "그래도 사람들은 착해. 버스도 착해서 그래"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다행히 버스가 도착했지만, 출발하지 않는 버스에 남희석은 "왜 우리 동네는 버스가 안 간대유"라며 답답해했다. 박수홍이 SNS에 이를 알리자 남희석은 "이르지 마. 숨도 쉬어야 하니까 버스가"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박수홍은 여전히 버스터미널이 보이자 "아직도 여기다. 걸어오면 20초다"라며 투덜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옥마산에 도착한 세 사람. 박수홍은 배낭을 고집하는 김수용에게 "짐 좀 내려놔. 방송도 그래. 방송만 들어가면 짐을 들고 말을 안 하고"라며 잔소리를 시작했다. 또 "늦게 시작한 것치고 많이 왔다"는 김수용의 말에 박수홍은 "방송도 늦게 시작했잖아. 20년 넘게 게스트인데 이 정도로 많이 왔다고?"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수용은 "늘 막방이었어. 낸시랭 고양이보다도 방송 출연이 적어"라고 밝혔다.

1차 미션은 예상 외로 충청도 팀의 승리. 2차 미션은 뽀글이 파마로 택했다. 한 명만 파마를 해도 됐지만, 김수용과 남희석의 성화에 박수홍도 결국 미용실 의자에 앉았다. 미용실 가운을 입고 남희석 부모님의 집을 찾아가기도. 남희석 아버지의 색소폰 연주가 길어지자 박수홍은 파마 걱정에 점점 웃음에 영혼이 없어졌다.

이후 드디어 공개된 뽀글이 파마. 자신의 모습을 보고 구시렁대던 박수홍은 남희석, 김수용의 머리에 박장대소를 했다. 뽀글이 파마 머리로 세 사람은 자유여행을 떠났다. 짚라인을 체험하고, 저녁을 먹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에 다 그만두고 이민 가려고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김수용. 이에 박수홍과 남희석은 "형 아는 사람들은 어떤 시기가 오면 형 폭발력이 제일 셀 거라고 생각해.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지 않냐"라고 말했지만, 김수용은 "개그맨만 웃기는 개그맨"이라고 자책했다.

그러자 박수홍은 "이제 시청자를 웃기는 개그맨으로 데뷔하세요"라고 깐족대면서도 "우리랑 같이 하면 되지 뭐"라며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의 말에 남희석은 20대 만남부터 돌아보며 "40대에 이렇게 만나니까 더 좋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다 서로의 머리를 보며 웃었다. 

줄곧 1위를 지키던 충청도 팀은 마지막 미션에서 아쉽게 전라도 팀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26년 만의 첫 동반 출연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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