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스포르팅 리스본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공격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1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서 레알 마드리드가 스포르팅 리스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레알 입장에서 승점 3점이라는 결과에는 만족할지 몰라도 내용 면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스포르팅의 조르제 제수스 감독은 레알을 맞아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다. 수비시 선수들을 중앙에 밀집시켜 레알의 공격을 모두 측면으로 유도한 뒤 협력 수비로 막아낸다는 전략이었다.
레알은 스포르팅의 전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로 이뤄진 미드필더진은 전진성이 낮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미드필더들은 후방에 위치했고 상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전반전에는 간혹 바란과 라모스가 공격 진영으로 올라가기는 했으나 제공권 장악을 위한 움직임이었을 뿐이었다.
2선 중앙에서 공격에 가담해줄 선수가 없으니 자연스레 공이 후방에서 맴돌거나 측면으로 넘어갔다. 따라서 측면 크로스와 긴 패스 위주의 공격이 주를 이뤘다. BBC가 상대 수비진 뒷공간으로 침투해서 득점기회를 만드는 것에만 의존하는 공격 방법이었다.
그러나 스포르팅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레알의 긴 패스가 넘어오는 족족 차단해냈다. 그러자 레알은 좌우 측면으로 방향전환을 자주 시도하며 문전을 보고 크로스를 올렸다. 허나 이마저 정확도가 떨어져 상대에게 그다지 위협을 주지 못했다.
공을 받은 뒤에도 BBC는 항상 고립됐다. 미드필더들까지 모두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는 스포르팅에 비해 레알은 오직 세 명만이 속공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라고해도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BBC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에 복귀한 것이 불과 며칠 전의 일이다. 이번 경기에서 정상 컨디션을 보인 것은 가레스 베일뿐이었다.
레알의 득점도 공격진의 고립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나왔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경기 도중 경미한 부상을 당했던 베일과 부진한 벤제마, 공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크로스를 과감히 교체했다. 이들을 대신해 들어간 루카스 바스케스, 알바로 모라타,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투입된 직후 레알 공격에서의 답답함을 조금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바스케스는 아래로 내려와 공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라타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하메스는 실종됐던 2선 공격을 부활시켰다. 호날두의 개인 능력으로 만든 동점골에 이어 결승골을 만들어낸 것은 결국 하메스와 모라타의 합작품이었다.
단 세 명만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레알의 BBC와 비견되는 바르셀로나의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라인도 미드필더들의 도움을 받는다. 바르셀로나는 셀틱과 경기에서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상대 페널티박스 안쪽을 공략해 공격진의 부담을 덜었고 7-0 대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서 레알은 그렇지 못했다.
경기 마지막 5분 동안 간신히 2골을 넣는 데 성공하며 승리는 쟁취했지만 공격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레알이 앞으로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운영해나가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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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