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이종서 기자] '라이온킹' 이승엽(40)이 마침내 한·일 통산 600호 금자탑을 쌓았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16차전 맞대결에서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한·일 통산 600홈런까지 단 한 개를 남겨둔 이승엽은 첫 타석에 바로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1-0으로 앞선 2회말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한화의 선발 투수 이재우의 포크볼(130km/h)을 받아쳤고, 공은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승엽의 활약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6-6으로 맞선 7회말 주자 1루 상황에서 큼지막한 2루타로 역전 점수를 이끌어냈다. 결국 삼성은 9-6으로 이날 경기를 잡았다.
경기를 마치고 이승엽은 "시원하다. 600홈런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주위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팀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며 "어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고민을 많이했다. 그런데 오늘 연습을 하면서 감이 좋았다. 제대로 풀스윙을 했고,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기록 달성으로 인한 홀가분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죽을 힘을 다해 여기까지 왔다. 매 경기가 중요하지만, 앞으로 내 역할은 줄어들 않을까 싶다. 경기에는 이겨야겠지만, 앞으로 즐기면서 보너스라는 마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무대에서 계속 뛰었다면 700홈런도 가능하지 않았겠냐는 질문에 그는 "나 역시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가정일 뿐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후배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날 많은 관중들은 홈런공을 잡기 위해 이승엽 타석 때마다 우측 외야석으로 몰려들었다. 이승엽은 "나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아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내 홈런 하나가 팬들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를 넘어서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 종료 후 은퇴를 하겠다고 밝혀왔다. 약 1년 남짓 남은 시간동안 달성하고 싶은 기록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 앞으로 은퇴 때까지 부상없이 뛰고 싶다. 나중에 팬들이 이승엽이라는 선수는 '어려서부터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은퇴에 대해서 그는 "나 역시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를 넘을 선수가 나와야 한다. 이제 1년 남은 만큼, 은퇴 후에 무엇을 할 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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