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라이온킹' 이승엽(40,삼성)이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화려하고도 어려운 최고의 자리, 이승엽은 20여 년의 시간을 묵묵히 걸었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16차전 맞대결에서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선두타자 최형우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2회말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한화의 선발 투수 이재우의 포크볼(130km/h)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이날 경기 전까지 한일 통산 59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던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600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이승엽의 첫 홈런은 데뷔 첫 해인 1995년 5월 2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나왔다. 고졸 신분의 이승엽은 해태의 이강철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 '국민 타자'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데뷔시즌에만 1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전설의 등장을 알렸다. 이듬해 9개의 홈런을 쳤던 이승엽은 4년 후 대구 현대전에서 정명원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최연소(만 22세8개월17일) 통산 10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그 후 이승엽이 가는 걸음 걸음이 역사가 됐다. 매 년 놀라운 속도로 홈런 수를 늘린 이승엽은 2003년까지 7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2001년 6월 21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최연소(만 24세10개월3일), 최소 경기(816경기) 200홈런을,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는 세계 최연소(만 26세10개월4일) 신기록으로 300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진출 직전인 2003년에는 KBO 한 시즌 최다 홈런이자 (당시)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 56홈런을 기록하며 명성을 떨쳤다.
이 때까지 이승엽이 9시즌 동안 담장을 넘긴 공만 324개, 그리고 이승엽은 일본으로 넘어가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다. 그 해 4월 4일 다이에(현 소프트뱅크)전에서 일본에서의 첫 홈런을 기록하는 이승엽은 총 14개의 홈런을 쏘아올리고, 일본리그 2년차 때는 그 두 배 이상인 30홈런을 때려냈다. 2006년부터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2006년 8월 1일 한신전에서 한일통산 400번째 홈런을 친 이승엽은 이후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011년 오릭스에서는 1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리고 다시 삼성으로 돌아온 2012년 이승엽의 나이가 36세였다. 하지만 '라이온킹'에게 나이 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복귀 시즌 126경기를 뛴 이승엽은 150안타 21홈런 85타점 84득점 3할7리의 타율을 기록한 이승엽은 착실하게 자신의 기록을 쌓아나갔다. 2012년 7월 2일 목동 넥센전에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상대로 때려낸 것이 한일 통산 500번째 홈런이었다.
2013년 6월 2일 인천 SK전에서는 통산 352호 홈런으로 양준혁을 넘고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후 지난해 포항 롯데전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통산 400홈런이라는 누구도 밟지 못했던 길을 가장 먼저 밟았다. 그리고 14일, 이승엽은 부담감을 떨쳐내고 한일 통산 600홈런 대기록을 달성해냈다.
올시즌까지 22년의 세월, 이승엽이 기록한 600개의 홈런을 평균 내보면 산술적으로 한 시즌 당 27.27개의 홈런을 때려내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산이 두 번도 더 변했을 세월 동안 이승엽은 '국민 타자'의 부담을 안고서도 묵묵하고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나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구, 박지영 기자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