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1959년에 탄생한 '벤허'는 영화사의 전설이자,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에 60여 년이 지나 2016년의 '벤허'를 보면서도 그때의 '벤허'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는 원작에서 끝까지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예수 역할이 있었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벤허'에서는 벤허에게 용서의 가르침을 준 예수의 모습을 로드리고 산토로를 통해 한꺼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캐스팅에서부터 감독과 제작자들이 모두 "완벽한 선택이었다. 쉽게 다가가기 좋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영적인 인물을 연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그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고, 로드리고 산토로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브라질 출신인 로드리고 산토로는 영화 팬들에게 '300'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벤허' 속에서 로드리고 산토로는 벤허의 옆집에 살며, 시장에서 일하는 목수로 첫 등장을 알린다.
연출을 맡은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벤허'에서의 예수는 주인공이 겪는 여정의 일부이자, 이야기의 일부다"라고 설명하며 "뭔가를 배우고 중요한 메시지와 교감하게 해주는, 영화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 같다"고 영화 속에 반영하려 했던 예수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로드리고 산토로도 예수 역할을 준비하며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 "큰 책임과 위험이 따르는 역할 아닌가. 처음에는 겁났다"고 토로한 그는 "예수는 영화에 수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인간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더 특별했다. 감독님 역시 예수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어 했고, 저 역시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집중하게 됐던 사연을 전했다.
기존에 접했던 예수에 관한 이미지, 이야기는 모두 잊고 다가가야 했다. '인간 예수에 초점을 맞추자'고 되새긴 뒤 '예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요가와 명상을 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했다고 얘기하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3개월 동안 예수 역을 맡으니 어느새 저 스스로가 많이 변했다"고 말한 로드리고 산토로는 예수를 오롯이 바라봤던 시간들이 자신의 삶에도 변화를 미쳤다는 것을 고백했다.
영화가 가지는 주제에 대해서도 되새겼다. '용서'와 '희망', '무조건적인 사랑'을 꼽은 로드리고 산토로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예수가 세상에 가르침을 전파했던 실제 있었던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운,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것인데,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하는 예수의 가치가 2016년의 '벤허'를 보는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배우와 감독 모두 느끼는 바가 같았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종교적이라기보다는 인류애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벤허'는 현대적인 캐릭터라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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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