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차우찬(29,삼성)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차우찬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간 13차전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에는 애리조나,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 샌디에이고, 볼티모어 등 총 5개 구단의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모였다. 이들이 유심히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하는 차우찬과 최형우를 비롯해 NC의 테임즈 등 외국인 선수였다.
최형우와 테임즈가 각각 4타수 1안타, 4타수 무안타로 다소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차우찬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확실하게 자신을 어필했다. 이날 차우찬이 기록한 성적은 7이닝 5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131개로 올 시즌 최다 투구수 타이를 기록했다.
이날 차우찬은 직구 구속이 141~149km/h 사이에서 형성된 가운데, 슬라이더, 포크, 커브를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묶었다. 비록 5회 볼넷과 사구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은 '옥에 티'였지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팀이 2-0으로 신승을 거두면서 차우찬은 시즌 11승 째를 챙길 수 있었다.
차우찬의 쾌투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차우찬은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실시된 프리미어12에서 5경기 나와 10⅓이닝을 던져 1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국제 무대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차우찬의 투구를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정말 잘 던졌다.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변화구가 전체적으로 좋았다. 볼넷 4개가 나온 부분을 빼고는 올해 최고의 피칭을 한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호투를 펼치면서 기분이 좋을 법도 했지만, 정작 차우찬 본인은 "오늘은 똑같이 한 경기 뿐이었다. 못한 것보다는 잘한 것이 더 낫지 않나"며 덤덤하게 웃어보였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차우찬으로서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신경쓰기 보다는 당장의 팀의 승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차우찬의 호투를 앞세워 승리를 거둔 삼성은 56승 1무 68패로 간신히 61일만에 9위에서 벗어나 8위로 올라섰다. 그는 "오늘 팀이 3연승과 함께 분위기를 이어가 위해서 중요했던 경기였다. 오로지 이겨야한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당장의 목표 역시 개인 성적보다는 일단은 팀 승리다. 특히 류중울 감독은 "윤성환과 차우찬 밖에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차우찬의 어깨는 무거운 상황이다. 차우찬은 "꼭 내가 나가서 승리를 한다기 보다는 내가 최소 실점으로 막아서 이길 수 있는 판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며 "아직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조건 팀 연승을 잇는데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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