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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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낭만없는 세상, 가인의 동화

기사입력 2016.09.09 11:41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솔로 가수 가인은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돌이킬 수 없는'에서는 탱고라는 실험적인 장르를 시도했고, '피어나'를 통해서는 솔직하고 당당한 주체적 여성상을 그렸다. '진실 혹은 대담'을 통해 진실과 소문에 대해 이야기한 그녀는 '파라다이스 로스트'를 통해 창세기 속 하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리고 '카니발'을 내놨다. 

가인은 9일 0시 전 음원사이트에 정규 앨범 첫번째 파트 'End Again'을 발표했다. 낭만과 순수를 모티프로 한 이번 앨범은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그려냈다. 또 그 기조는 이번 앨범과 수록곡, 뮤직비디오까지 관통하고 있다. 첫번째 트랙 '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갈망하는 여자를 노래했다면, 두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 '카니발'에서는 연인을 위해 사라지는 마지막 날을 노래했다. '반딧불이의 숲', '비밀'로 이어지는 트랙은 동화적 서정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동화적 상상력에서 낭만과 순수를 뽑아낼 수 있었던 건, 노래 전반에 애수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카니발' 속 화자는 장례식 전날 누구보다 행복하게 마지막을 맞이하고, '반딧불이의 숲' 화자는 사랑하는 이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고, '비밀'의 주인공은 상대를 향한 절박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때문에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동화는 깊이를 더한다. 

물론 뮤직비디오 속 노출 장면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중의 화제몰이를 위한 자의적 선택이라는 데는 이견 없다. 하지만 올누드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면사포를 쓴 가인의 장례식 장면은, 죽음이 곧 '온전한 순수로의 회귀'로 귀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앨범의 콘셉트인 '순수'로 이어진다. 이렇듯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앨범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면서도 화제몰이까지 가능한 하나의 장치인 셈이다. 

이렇듯 가인의 콘셉트가 환영받는 건 콘셉츄얼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가 그리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우리에게 주려 하는 메시지가 앨범과 타이틀곡, 수록곡, 또 뮤직비디오에서 분명하고 세련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가인의 프로듀서 조영철 역시 'End Again'의 메시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SNS를 통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과 가인의 꾸미지 않은 모습을 담아보려 했고 낭만과 로맨틱, 슬픔의 정서들이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낭만이 그리운 시절이잖아요"라 밝혔다.

그 말 그대로, 가인은 이번 앨범을 통해 하나의 동화이자 맥락있는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서정이 살아있는 가인의 음악이 더 반갑다. 낭만이 해갈되는 노래가 그리 많진 않은 시대니 말이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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