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얼굴은 익숙하지만 이름은 익숙하지 않았던 명품 배우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명품조연구역-주연은 없다' 특집으로 꾸며져 명품 씬스틸러 4인방 정해균, 최귀화, 오대환, 이시언이 출연했다. 성대결절로 자리를 비운 MC 규현의 빈자리는 특별MC 양세형이 채웠다.
이날 방송에서 최귀화는 "영화 '부산행', '곡성', '터널' 등 흥행작에 다 나왔는데 아무도 못알아본다"며 "'부산행'에 함께 출연한 좀비들이랑 밥을 먹는데 옆자리에서 '부산행 봤어? 좀비랑 거지 역할 진짜 잘하지 않았어?'라며 내 이야기를 하더라. 거기서 그 거지가 나라고 할 수도 없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양세형은 "적당히 노숙자 역으로 나와야하는데 너무 노숙자로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OCN '38사기동대'에서 악덕사채업자로 나온 오대환은 세 딸의 아빠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잘되서 아내가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데, 그전에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계속 일했다"며 "이제는 잘되서 대본을 읽으러 카페에 가면 공짜로 커피를 주며 여기서 대본 계속 읽으라고도 한다"고 달라진 위상을 뽐냈다.
또 오대환은 영화 '베테랑'의 왕 형사 역을 맡기 위해 2주 만에 14kg을 찌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왕형사는 마동석 선배가 하려고 했던 역할이고, 나는 다른 역으로 캐스팅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동석 형이 못하게 되면서 류승완 감독님이 나한테 덩치를 좀 더 키워서 해보라고 제안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살을 찌우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서 단백질 세이크를 마시고, 삶은 달걀 10개를 먹고 운동을 했다. 아이들 과자까지 안 먹은 음식이 없다"고 전해 배역을 얻기 위한 열정을 전했다.
정해균 역시 배역때문에 겪은 고충이 있었다.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에서 지명수배범 역할을 맡은 그는 영화의 반전을 선사하는 인물이었다. 이에 영화 제작사에서는 영화가 잘되기 전까지 정해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인터뷰와 무대 인사를 일절 금지했다고 말했다. 300만 명이 넘으면 인터뷰를 허락했는데 결국 280만 명에 그쳤다며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던 일화를 전했다.
또 영화 '사도'의 소경박수 역할을 맡기까지의 과정도 전했다. 그는 "영화 '사도' 제작 소식을 듣고 제작사를 찾아갔는데 캐스팅보드의 모든 역할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딱 하나 소경박수 역만 비어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 읊는 연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출연을 망설이게 되더라"며 "하지만 하기로 약속한 거니까 경을 배우러 다녔다"며 명장면 탄생 비화를 밝혔다.
최귀화는 '부산행'의 노숙자 역할을 위해 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살아봤다며 "영화에 나온 의상을 입고 노숙자들과 함께 살았다. 텃세를 극복하며 노숙현장을 경험했다. 나중에는 친해져서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상담까지 해줬다"고 노숙자 역할을 위해 한 노력을 전했다.
오대환은 '베테랑' 촬영 당시 연기 신인 장윤주로부터 들은 위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장윤주가 촬영 현장에서 감독의 지시에도 '난 모르겠어 감독님이 한번 해 봐'라며 당당하게 요구하더라. 현장의 모두가 놀랐지만 그 이후 자신의 색을 찾았다"며 "하지만 나는 감독님이 지시를 내리면 의기소침해지곤 했다. 나중에 윤주가 따로 불러서 '별 거 없어 편하게 해'라며 위로해 주더라"고 말했다.
'W'에서 오성무(김의성 분)의 어시스턴트 박수봉을 연기하고 있는 이시언은 "나보다 잘 나가는 배우들을 보면 배가 아프다. 그런 인물들을 보며 나를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가장 샘나는 배우로는 데뷔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는 조정석을 꼽았다. 또 현빈이 잘나가는 게 배가 아파서 미담을 일부러 숨겨왔다며 신인시절 현빈으로부터 조의금을 받아 대신 낸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W'와 동시간대 방송 중인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중인 임주환과는 15년지기 친구라며, 요즘 좀 어색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김구라는 "임주환이야 서브 남자 주인공이지만 이시언씨는 'W'를 대표하는 배우도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나를 빛나게 해준 노래'를 꼽았다. 오대환은 충청도 출신답게 조영남의 '내 고향 충청도'를 선곡해 구수하고 친근한 가창력을 뽐냈으며, 이시언은 H.O.T.의 '열맞춰'를 선곡해 안무까지 완벽하게 재연하며 무대위의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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