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청춘시대'를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9회 말 2아웃의 끝내기 홈런 같다. 시즌 시작 전 하위권으로 점쳐지던 팀이 우승권을 노리고 있을 때의 쾌감도 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청춘시대'가 화려한 경쟁작(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 맞서 이토록 기세등등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줄 누가 알았으랴.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가 짙은 여운을 남기고 종영한 뒤 만난 배우 한예리는 도회적인 느낌의 단발머리로 변신해 있었다. "촬영을 마치고 종방연 가기 전에 잘랐다"고 해 그 이유를 물으니 "머리끝이 너무 상해서"라는 평범한 대답이 돌아왔지만, '청춘시대' 애청자로서는 그게 윤 선배(윤진명)를 떠나 보내는 일종의 의식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일상생활 불가능'을 호소하는 많은 애청자처럼 한예리에게도 '청춘시대'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별한 드라마였어요. 많은 분이 보고 있다고 하셨는데 시청률은 그만큼 나오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웃음) 공감해주시고,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청춘시대'와 이별한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뜨거운 사랑과 '너무나 공감하며 봤다'는 칭찬이 그저 기쁘게 들리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감사하면서 동시에 슬퍼요. 너무 많은 사람이 진명에게 공감한다는 건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 많다는 거잖아요. 그만큼 우리 시대 청춘들이 각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20대 여자 다섯 명의 이야기였지만, 단순히 20대 여성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진 못했을 것이다. 윤진명부터 강이나(류화영 분),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 유은재(박혜수)까지 다섯 캐릭터는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고 겪었을 법한 고민과 갈등을 대표한다. "청춘의 이야기, 동시에 사람 사는 이야기고 누구나 한 번씩 겪어봤던 마음들이 모여있잖아요. 어떤 세대나 성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코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춘시대'의 팬이었다는 한예리의 아버지는 마지막 회를 본 후 "진명이가 마지막에 웃어서 너무 다행이다,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 '청춘시대'를 본 사람이라면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누구보다도 윤진명과 오랜 시간 함께 했던 한예리는 "진명이는 인고의 시간이 너무 길었잖아요. 그러니 앞으로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수 있고 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진명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추측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XP인터뷰②] 한예리 "한국무용 잘 담을 수 있는 작품 있었으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