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가수 한동근에게 역주행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2년 전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면서 그의 일상은 단숨에 바뀌었으니 결코 작은 의미 아닐 것이다.
한동근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에서 "2년 전 노래가 차트에 진입한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좋은 노래로 많은 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하면서도 무섭다"는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말 그대로 2년 전 노래다. 당시 큰 반향 얻지 못했던 노래가 MBC '일밤-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듀엣가요제'로 한동근의 가창력이 드러나면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나만 알고 있던 명곡'이 '모두가 아는 명곡'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떨어지는게 무섭다. 기대를 받다가 떨어질 때를 생각하게 되면 많은 생각이 든다. 또 그렇다고 많은 사랑이 당장 체감되는 것도 아니다. 주변에서는 지금을 즐기라고 하지만 아직은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신기하다.
나는 막연하게 30대가 되면 제대로 된 내 음악색이 묻어난 앨범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 준비 과정에서 작곡과 편곡, 노래를 불러 팬카페에 올리고 팬들과 공유했었다. '듀엣가요제'에서도 곡 전체 분위기를 그리고, 보컬 어레인지도 직접 하며 '내 색이 묻어난' 음악을 했다. 그렇게 진심을 전하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역주행을 기록했지만, 발표 당시엔 별다른 반향이 없었다. 하지만 한동근은 직접 부른 노래를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을 느꼈다는 설명. 그 가운데 놀라운 사실을 접했다. 우리가 듣고 있는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완성된 노래가 아닌 가이드곡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연습생에게는 작곡가를 만나 곡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꿈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냈을 때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본 녹음이 진행되지 않은, 가이드곡이다. 당시 프로듀서였던 라이머가 '본 녹음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 말하면서 데뷔곡으로 낙점된 것이다. 한 시간만에 녹음한 결과물이다.
네티즌들이 이 노래를 부른 영상을 SNS를 통해 몇 번 봤다. 하지만 정작 이 노래가 화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부른 라이브 영상이 없더라. 그래서 '엠카운트다운'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스페셜 무대를 선보이려 했다. 한 번 쯤은 꼭 보여드리고 싶었던 노래다."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대세로 거듭났지만, 그의 목표는 또 그 다음을 넘보고 있다. 다음 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 음악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믿고 들을 수 있는 기대를 구축하는 게 쉽고도 어려운 목표다. 한동근이 그 목표를 내건 이유는 단 하나다.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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