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20대 여배우가 기근이라는 건, 사실 검증된 배우만 쓰려 했던 게으름에서 비롯된 말이 아닐까. '청춘시대'는 원석 발굴이라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는 캐스팅 단계부터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한예리와 아역 배우 출신 박은빈을 제외하곤 인지도 높은 배우가 없었다. 또 류화영과 한승연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고 박혜수는 'K팝스타 걔', '용팔이 동생'으로 불린 신인이었다.
이 어울리지 않는 다섯 사람이 모두 다 주연배우라니, 게다가 남자 주인공이 없다니.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벨 에포크'에서 '청춘시대'로 변경된 다소 '꼰대 같은' 제목과 '여대생 밀착 동거담'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알 수 없는 스토리 때문에 방영 전 기대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첫 회부터 박혜수가 일을 냈다. 소심한 새내기 대학생 유은재 역으로 출연한 박혜수는 시작하는 사람의 두려움을 안정된 연기력으로 소화하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청춘시대' 화제성을 견인했다. 어딘가 모르게 미스터리한 유은재라는 캐릭터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또 율빈선배(윤용준 분)와의 첫사랑(?)에 실패하고 윤종열(신현수)의 품에 기대 엉엉 울다가 콧물을 늘어뜨리는 장면에서 망가짐도 불사하는 열연을 보여주기도.
막내 박혜수가 앞장서서 '청춘시대'를 끌었다면 연기 경력 18년에 빛나는 박은빈이 뒤에서 든든히 버텨줬다. 드라마 '명성황후',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비밀의 문' 등 다수의 사극에 출연한 박은빈은 2년 만의 안방 복귀작인 '청춘시대'에서 이미지 대변신에 도전했다. 특히 '청춘시대' 촬영 직전 SBS 드라마 '딴따라'에서 청순 여대생으로 특별출연해 화제가 됐었기에 박은빈의 변신은 더욱 놀라웠다. 입만 열면 음담패설, 클럽에선 몸 던진 막춤, 학보사 친구에게는 민망한 장난을 치기까지. '우리가 알던 그 박은빈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20대 여배우가 없다고들 쉽게 말하지만 그건 검증된 배우만 쓰려고 하는 제작 환경의 문제 아닐까. 조금만 더 시야를 넓히고, 마음을 연다면 박은빈과 박혜수 같은 얼굴을 발굴할 수 있다. 박은빈은 MBC 새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출연을 검토 중이고 박혜수는 하반기 방영되는 SBS 새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촬영을 마쳤다. 두 배우를 더 다채로운 역할과 작품에서 볼 수 있길 바라본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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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