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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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양수경 "추억에 기대는 가수는 되고 싶지 않다"

기사입력 2016.08.28 06:39 / 기사수정 2016.08.28 06:42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XP인터뷰①]에서 계속) 양수경의 17년 만의 컴백에 KBS 1TV '콘서트 7080'은 70분을 모두 양수경에게 할애해 '양수경 컴백쇼'라는 특집으로 파격 편성했다. '콘서트 7080'의 70분이 한 가수의 단독 특집으로 꾸며진 것은 신중현, 이승철 이후 세번째였다.

-'콘서트 7080' 녹화 때 눈물을 흘렸다고 하던데.

"'불후의 명곡' 무대 나가기 전에 PD가 울지말라고 했고, 나도 뒤에서 울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노래 시작하고 보니 팬들이 앞에서 울고 있더라(웃음). 나는 정말 20년 만에 나와 질질 짜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 때는 잘 넘겼다. 근데 '콘서트 7080' 공연을 하는데, 내가 돌아왔다는 그런 게 왜이렇게 슬프게 다가왔는 지 모르겠다. 마지막 곡이었는데 슬퍼서 운 게 아니고 너무 좋아서 그랬다"

-녹화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되게 떨리더라. 조금 더 노래 연습을 더 해서 잘 부르고 싶었는데, 항상 하고나면 어떤 것이든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의미의 아쉬움이었다. 노래를 연습하거나 녹음할 땐  끝음 하나까지 집중해서 불렀는데, 객석에 있는 팬들 보고 그러니까 약간은 연습할 때와 달랐던 것 같다"

-앞서 '불후의 명곡'에서는 후배들이 본인의 노래를 불렀다.

"뭉클뭉클 했다. 그리웠던 곳에 오게 됐고, 어떤 걸 봐도 뭉클하더라. 설렘이 아직도 안 없어진다. '불후의 명곡' 하고도 일주일 이상 똑같은 걸 계속 봤다. 예고편만 일주일 이상 본 것 같다. 그 짧은 걸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이 나이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가. 그동안은 내가 나한테 노래가 있고, 히트곡이 있었는데 가수가 아닌 채로 살았다. 다시 방송하면서 내가 정말 많은 걸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팬들에 대한 마음도 남다를 듯하다.

"가수면 팬이 있어야 존재하는거니까. 20년 전에는 어쩌면 익숙하고 당연했지만 뚝 떨어져있었지 않나. 그런데 매체들을 통해서 글로 소통을 하면서 한 사람 두 사람씩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보기만 했는데, 감사함이 계속 쌓였다. 내가 어려울 때 '힘내세요'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한테는 의지가 됐고 기둥이었다. 내가 가수를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이런 표현은 좀 그럴 지 몰라도 이산가족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 사람들을 만나는 게, 그 표현처럼 그만큼 절실하고도 감사했다.

-컴백을 생각하며 꿈꿨던 것이 있나.

"항상 꿈꿔왔던 게, 첫 무대에서는 빨간 드레스를 입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그 생각을 떠나보낸 적이 없다. 근데 이번에 '콘서트 7080'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뤘네. 늘 그걸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프로듀서도 '빨간드레스 입고 노래할 사람이 이러면 돼요?'라고 다그치곤 했다(웃음)"

-인생 2막이 열렸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설 거라는 것과 함께, '50대의 희망이 되고 싶다'를 늘 내 머릿속에, 일기장에 써놨다. 누가 시킨 게 아니고 내 스스로. 여자가, 남자도 그렇겠지만 어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너무 잘 하고 파릇파릇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50, 60이 되면 정리를 하는 단계다. 그치만 나는 다시 시작하는 이런 모습으로, 희망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예전 양수경을 수식하는 단어는 '미모의 디바'였다. '2막' 때 듣고싶은 수식어는.

"그냥 정말 가수였으면 좋겠다. 굉장히 찬사들을 보태준다. 여왕, 원조, 거창한 것들. 그런데 노래 참 편하게. 가슴으로 부르는 가수. 그 정도면 좋겠다. 선생님 이런 건 안했으면 좋겠다(웃음). 이제 막 노래에 욕심도 생기고, 무대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녹음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고 쇼도 잘해야되니까. 쇼도 잘 하는 가수도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해야 할 게 많다"

-컴백 후에 가수로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일 좋은 말은 '노래 좋아요'다. 사람들이 칭찬에 후하더라. 아닌 거 아는데 '예뻐요', '그대로세요'라고 해준다(웃음) 그 중에서 '목소리 그대로세요'가 제일 듣기 좋았다"

-자신의 가수 인생을 100이라고 봤을 때, 현재 어느 지점에 있는 것 같나.

"만족감으로 치자면 30, 세월이라면 중간 정도인 것 같다. 이제 더 잘하느냐, 이제 '이 정도 됐으니까 지난 시절을 회상할거냐'다. 그런데 추억에 기대는 가수는 되고 싶지 않다. 지금 새로운 뭔가를 해도 예전처럼 히트곡이 많은 가수는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도 노래할 수 있는 게 감사하다. 너무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노래할 수 있는 게 감사한 그 마음은 느껴봐야 안다"

-언제까지 노래 하고 싶나.

"목소리가 힘이 없어지거나, 너무 지쳐보이기 전까지는 하고 싶다. 아름다울 때 무대에서 떠나라? 그건 해봤기 때문에 안 할거다(웃음)"

eunhwe@xportsnews.com / 사진=오스카엔터테인먼트

[XP인터뷰①] '17년 만의 컴백' 양수경, 다시 마이크를 잡기까지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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