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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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작가 "오랫동안 고통받은 문제 다루고 싶었다"

기사입력 2016.08.18 10:5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가끔 시청률이 모든 것을 말하진 않는다.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가 그런 작품이다. 

18일 종영을 앞두고 문제작 '원티드'를 집필한 한지완 작가가 속내를 소상히 털어놨다. 한지완 작가는 '원티드'를 여배우 아들 납치극으로 시작해 아동학대, 불법 임상실험, 모방 범죄 및 가습기 살균제 피해까지 정면에서 꺼내들었다. 

2013년 여름 처음으로 드라마를 기획한 한지완 작가는 연쇄 살인범에 관한 책을 읽던 중 피해자의 아버지가 공개 수배 프로그램 MC가 되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 초고를 쓰던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커다란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 

그는 "현실이 픽션을 압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SNS에 글을 올리거나 후원하는 것 말고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죠"라며 "'피해자가 있고, 명백한 가해자가 있지만 책임을 지거나 용서를 비는 사람이 없다'라는 게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제일 오랫동안 고통받은 문제 중 하나를 다루고 싶다. 자칫하면 잊혀질 수 있는 얘기를 상기시켰으면 좋겠다. 지는 싸움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고 싶다. 그런 생각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다뤄보고자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차피 다룰 거라면 피하거나 에두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해야 더 울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어려운 일일 거라 생각하고 조심스러웠는데,  SBS에서 제가 하고 싶은 길을 열어 주었어요"라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재를 과감하게 편성하고 지원한 SBS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매 회 '원티드'의 강렬한 엔딩도 인상적이었다. 한 작가가 신경쓴 것은 단연 "다음 회도 꼭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자극적이거나 궁금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한 사건과 연결되게 할 것, 엔딩을 이번 회의 마침표라기 보다는 다음 회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했어요"라며 "특히, 정혜인의 ‘원티드’에서 미션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나 수사 과정을 다 보여주지는 않으려고 했어요"라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쇼를 보면서 '아…그 때 저 행동이나 저 장면이 무슨 의미였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요. 뭘 감추고 뭘 보여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원티드'를 집필하며 내내 일기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다 써내려가며 이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꿈꿨다. 한지완 작가는 "2년 넘게 끌어안고 살았으니 정말 모든 등장인물에 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애정을 갖고 있어요"라며 "워낙 급박하게 전개되다 보니 선명하게 드러날 장면을 못 만들어준 캐릭터들에게는 미안하고 아쉽습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16회 집필을 하며 매 회가 고비였다는 그는 "지금 우리 사회에 잘못된 부분은 너무 많아요. 아주 거대한 ‘악’이나 소위 말하는 ‘갑’은 바뀌지 않겠죠. 그런데 이런 일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내가 당사자가 될 때, 혹은 그걸 다루거나 바라볼 때 우리는 어떤 자세여야 할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그런 질문을 '원티드'를 통해 던지고 싶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원티드'를 보고 단 한 분이라도 잘못된 일에 대한 비판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고민하고 행동을 하신다면 저는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원티드'는 18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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