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기동력 야구, 기틀 잡혔다.
지난 17일 SK 와이번스와의 홈 경기에서 LG 트윈스는 6-10으로 패했다. 팀 마운드가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지만, 공격 쪽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특히 시즌 전부터 목표로 삼았던 '기동력 야구'가 빛을 보고 있다.
1회말 공격에서 LG는 선두 타자 김용의가 좌익선상 2루타를 쳐낸 뒤 손주인의 유격수 땅볼 때 빠른 스타트를 가져가며 3루 진루에 성공했다. 1사 2루의 상황이 1사 3루로 바뀌었고, 김용의는 후속 타자 정성훈의 2루 땅볼에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LG는 2회말에도 오지환의 도루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고, 정상호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3회말에는 기동력 야구의 정점을 보여준 LG였다. 김용의와 손주인은 연속 안타로 출루한 뒤 정성훈의 4구 타격과 동시에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런 앤 히트 작전과 같은 효과였다. LG는 정성훈의 중전 안타 때 김용의가 홈인했고, 1루 주자 손주인은 3루까지 도달해 찬스를 이어갔다.
또한 격차를 좁힌 LG는 1루 주자 정성훈이 끊임 없이 2루 도루를 시도하며 상대 선발 투수 윤희상을 흔들었다. 결국 타자에 집중하지 못한 윤희상은 후속 타자 오지환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6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이날 경기는 졌지만, LG의 뛰는 야구는 곳곳에서 발휘됐다.
8월 들어 LG는 팀 도루를 14개를 성공시켰고 이 기간 공동 3위에 랭크했다. 조금씩 성공률을 높이고 있는 LG는 어느새 시즌 전체 팀 도루도 97개(3위)나 기록했다. LG의 도루 기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열일곱 명의 선수가 도루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모든 선수가 누 상에 진출하면 달릴 수 있는 주자로 변모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LG의 기동력 야구를 이끄는 선수는 김용의다. 후반기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한 그는 4할5푼6리의 높은 출루율과 함께 여덟 개의 도루를 쓸어담고 있다. 김용의가 펼치는 주루 플레이는 도루 능력뿐 아니라 짧은 안타를 2루타로 만드는 적극성에도 있다.
LG의 뛰는 야구가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전반기를 마치고 양상문 감독은 "뛰는 야구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 콘셉트를 유지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순위 경쟁의 막바지로 치닫는 중요한 시기, LG는 '기동력'이라는 또 하나의 무기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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