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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펜싱] 기적을 믿은 박상영 어머니 "이길 것 같았어요"

기사입력 2016.08.17 18:4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반전을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순간 아들은 '할 수 있다'를 외쳤고 어머니는 아들의 저력을 믿었다. 2016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값진 세 번째 금메달을 안긴 박상영(21) 뒤에는 변함없이 응원해준 어머니 최명선(51) 씨의 신뢰가 있었다. 

박상영은 지난 10일(한국시간) 기적의 드라마를 상영했다. 그는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게자 임레(헝가리)를 만나 15-14로 역전승을 따냈다. 2라운드가 끝났을 때만 해도 9-13으로 패색이 짙었지만 막판 집중력으로 15점 고지를 먼저 밟으면서 기적의 금메달을 따냈다. 

박상영은 상대가 14점째를 올렸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앉아 '할 수 있다'는 주문을 되뇌였다. 다들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은메달에 만족할 때도 박상영은 달랐다. 

박상영이 투지를 불태울 때 이역만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박상영의 승리를 자신하는 이가 있었다. 이른 새벽까지 TV 브라운관 앞에서 아들의 선전을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어머니 최명선 씨다. 

최 씨는 아들의 외침을 믿었다. 그는 "(박)상영이가 반전할 것이라는 느낌과 확신이 들었다. 옆에서는 은메달로 족하다고 말을 했지만 나는 역전할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면서 "결승전을 지켜보며 지고 있는데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평소에 상영이를 지켜본 결과 역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경기 당일 브라운관 너머로 보이는 아들의 누구보다 밝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의 이유를 알았다. 최 씨는 "상영이가 유명해지기 전에도 반전하는 경기를 자주 했다. 결승전 때는 표정도 자신만만해 보였다"고 웃어보였다. 

금메달과 함께 돌아온 아들은 어느새 국민적 영웅이 되어 있었다. 그가 외친 '할 수 있다'는 국민에게 힘을 주는 기적의 주문이 됐다. 실제로 박상영의 귀국장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팬이 나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머니는 기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아들이 많이 유명해졌다는 말에 최 씨는 "그러니까요. 아이가 어린데 잘 조율을 해야할 것 같다. 지금은 즐기더라도 겸손해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아들은 어머니 품보다 더욱 커 있었다. 박상영은 "지금의 관심이 한 달 뒤면 사그라들고 1년 뒤면 잊혀질 것이다. 4년 뒤에는 오히려 마음의 짐으로 변할 것"이라며 "더욱 굳세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취재진을 뒤로 한 박상영은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어머니에게 금메달을 안겼다. "보는 눈이 많아 안아주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난다"던 최 씨도 그제서야 마음껏 아들을 안았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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