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포기도 떠올렸다. 은메달도 잘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끌고가보자는 생각에 되뇌였던 '할 수 있다'는 주문이 기적을 만들었다.
할 수 있다 신드롬의 주인공 남자 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박상영(21)이 귀국했다. 세계랭킹 21위의 반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박상영은 특유의 날카로운 전진 공격을 앞세워 세계 강호를 무너뜨리며 정상에 올랐다. 무엇보다 패배 직전에서 떠올린 '할 수 있다' 주문은 힘든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다.
박상영은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어떨떨하다. 기쁘단 말 말고는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다. 그래도 많은 기자분이 나와주고 국민들이 환호해주니 이제야 금메달을 딴 것이 실감난다"고 웃었다.
박상영은 결승전에서 만난 게자 임레를 상대로 2라운드까지 9-13으로 밀렸다. 상대에게 2점만 더 주면 끝나는 상황에서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기적의 주문을 외우고 만들어낸 15-14 대역전극은 큰 감동을 안겼다.
박상영은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혼잣말을 했던 건데 그것이 클로즈업이 됐다. 이길 수 있겠다는 결심보다 이기고 싶은 절박함에 나온 외침이었다"며 "옆에서 여자 사브르 유상주 선생님이 먼저 할 수 있다고 외쳐주셨는데 그때는 잘 듣지 못했다. 얼핏 그 단어가 들려 본능적으로 되뇌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박상영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그는 "일단 자고 싶다. 너무 피곤했었기에 휴식을 취하면서 삼겹살도 많이 먹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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