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슈퍼레이스는 출범 이후 매년 크고 작은 잡음이 이어져왔다. 중심을 잡아야할 대표 레이스가 출범 이후 10년 가까이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도 운영에는 문제가 많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집중한 해외 원정 경기에 대한 불만도 높은 편이다. 과연 슈퍼레이스는 어느 나라의 국적을 가진 레이스인가?
슈퍼레이스는 올해도 상징적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4월에는 수도권 유일한 서킷이자 한 동안 굳게 닫힌 채로 휴식기에 들어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막전을 치렀고 8월 19일에는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6라운드가 열린다. 표면적으로 슈퍼레이스의 행보는 과감했다.
문제가 있고 불만의 소리가 있어도 뚝심 있게 밀고 왔으며 어느 부분에서는 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모터스포츠 팬들이나 참가 팀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여러 차례 수정된 기술 규정도 참가 팀들에게 혼선을 주고 올해는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던 스톡카 부품이 속을 썩이고 있다.
◆ 슈퍼레이스는 누구를 위해 존재 하는가?
올해 세 번째 해외 경기를 앞두고 시즌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4월에 치러진 개막전은 흥행에 있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수도권에 있는 서킷의 위치도 그랬고 스톡카의 출전 대수도 사상 최대라는 홍보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참가 대수는 20여대에 모자랐고 참가가하지 못한 팀들은 대부분 카울의 조립을 완료하지 못했다. 관람객만 가득했다고 성공일까?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설은 참가팀들에게 기록조차 보여 줄 수 없었고 미디어 센터와 경기 상황이 전달 되어야할 곳의 모니터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 였다.
개막전의 열기를 뒤로 하고 펼쳐진 2라운드와 3라운드는 중국 상하이와 주하이에서 펼쳐졌다. 해외 원정 경기라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스톡카’(슈퍼 6000 클래스)만 해당된다. 그 외 GT와 1600, V720 등 하위 클래스는 무려 두 달이 넘는 동안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GT를 포함한 다른 클래스 출전 팀과 선수들의 불만은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런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7월에 치러진 두 번의 레이스(4라운드, 5라운드)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화려하게 개막전은 치르고 두 달 넘게 국내 팬들과 다른 클래스 팀들은 긴 휴식기를 가졌다.
5라운드인 나이트 레이스 역시 화려하게 치러졌지만 6라운드는 또 다시 스톡카만 일본으로 원정 경기를 치르러 간다. 9월과 10월에는 남은 라운드(7라운드 8라운드)가 치러지고 9월 초에는 GT 챔피언십이 치러지지만 이미 팀들과 팬들의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물론 슈퍼레이스가 그 동안 논란이 되었던 스톡카의 경주차 호몰로게이션을 취득했고 올해부터 일본과 중국을 순회하는 본격적인 인터내셔널 시리즈로 운영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국내 레이스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일들이며, 이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사실에 대해 이의를 재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진 개막전만 해도 슈퍼레이스 측은 ‘서울 근교라 관람객이 많이 모일 것’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을 뿐 레이스 운영이나 내실에 관해서는 등한시 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GT를 비롯한 다른 클래스의 소외까지 겹치면서 인터내셔널 시리즈라고 부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도 인정해야할 것이다.
덩치가 커지고 무대를 해외로 확장하는 것은 당연히 칭찬 받아야하지만 그 보다 먼저 선행될 것은 바로 레이스의 본질이다.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단지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관중 몰이만 신경 쓰는 대신 레이스 자체의 재미에 집중하고 연속성에 대해 집중해야할 때이다.
관람객이 없는 레이스는 그 존재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거리가 가깝다고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단순한 운영 구조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재미와 지속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생각해야할 것이다.
글/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김현수 기자 khs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