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할 수 있다'고 되뇌던 모습이 비단 대한민국 선수단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이 메달 색깔을 떠나 8년의 시간을 참고 달려온 한 체조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브라질 남자 기계체조 선수 디에고 히폴리토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개인종목 마루운동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15.533점을 기록한 히폴리토(30)는 영국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맥스 위트락(23)에게 정상을 넘겨줬으나 현지서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히폴리토는 브라질 최고의 기계체조 선수다. 마루운동에 특화된 히폴리토는 월드컵 무대서만 63개의 메달을 거머쥔 스타다. 2004년과 2005년 한창 전성기를 누릴 때 세계선수권대회 마루운동을 제패했던 지존이다.
유독 올림픽 타이틀이 없다. 처음 나섰던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징크스가 시작됐다. 몸상태는 아주 좋았다. 2000년대 중반 전성기를 구가했으니 베이징 대회는 히폴리토가 금메달을 자신할 만한 대회였다. 실제로 예선을 1위로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선도중 엉덩이로 착지하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런던올림픽은 더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다. 그때는 예선에서 비틀기 동작 이후 잘못 떨어져 얼굴로 낙하했다. 당연히 결선조차 올라가지 못했다.
올림픽만 되면 작아지던 히폴리토가 8년 만에 한을 풀었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그지만 비로소 제 기량을 발휘했다. 예선을 4위로 통과한 그는 결선에서 더욱 완성도 있는 연기를 펼쳤고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 오른 그는 은메달을 입에 맞추며 울먹였다. 여러 대회서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던 스타가 보인 눈물이기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그는 "나는 두 번의 올림픽을 겪었고 내게 너무 어려운 무대였다"면서 "이제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감격적인 날"이라고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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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