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흡사 라이언 긱스의 돌파를 보는 듯했다. 제시 린가드(24)가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마무리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린가드가 환상적인 골을 뽑아냈다. 린가드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6 커뮤니티 쉴드에서 레스터 시티와 경기서 전반 3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에 힘입어 맨유는 2-1로 레스터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레스터를 상대로 린가드는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나섰다. 린가드의 선발 출전은 조금 의외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전해지는 여러 예상과 프리시즌을 통해 확인한 오른쪽 측면의 주인은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유력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서 활약하던 미키타리안은 프리시즌부터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면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릭 바일리와 함께 새 얼굴로 당당히 맨유의 주전을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린가드였다. 린가드에게는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0-0으로 진행되던 전반 32분 하프라인 부근서 수비수 4~5명을 홀로 드리블로 돌파해 골을 넣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강하게 증명했다. 린가드의 득점에 무리뉴 감독도 오른손을 들어올려 세리머니를 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무리뉴 감독의 기쁨 표현에는 린가드의 원맨쇼가 놀라움을 안겨다준 부분도 있겠지만 공격 전술적인 움직임에 고개를 끄덕거린 이유도 있다. 린가드의 득점은 올 시즌 맨유의 공격 방법을 잘 나타낸 부분이었다.
레스터를 맞아 맨유의 오른쪽은 린가드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책임졌다. 수비시에는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공격으로 변화할 때는 위치가 달라졌다. 발렌시아가 윙처럼 움직였고 린가드는 중앙으로 이동해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는데 힘을 줬다.
아무래도 왼쪽 풀백의 루크 쇼가 공격적인 면을 보일 수 없는 데서 착안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쇼의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은 리야드 마레즈를 막아야 했기에 오버래핑을 최대한 자제시킨 모습이었다.
맨유는 자연스레 오른쪽에서 경기를 풀어나갔고 공격 장면마다 린가드는 중앙, 발렌시아는 깊숙하게 위치했다. 그렇기에 골 장면에서 린가드의 출발 시점이 중앙이었던 이유다. 시간이 흘러 후반 막판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승골에서도 발렌시아가 시발점이 된 것도 같은 흐름이다.
린가드의 골이 말해준 또 다른 핵심은 레스터의 은골로 캉테 공백이다. 지난 시즌 레스터의 중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던 캉테가 첼시로 이적해 생긴 난자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레스터는 린가드의 돌파를 차단하기 위해 4~5명이 달라붙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캉테가 있었다면'하는 생각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레스터는 맨유를 상대로 중원 조합을 전후반 나눠 실험했다. 전반에는 앤디 킹이 나섰고 후반에는 남팔리스 멘디가 다니엘 드링크워터와 호흡을 맞췄다. 아직 캉테의 존재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올 시즌 개막까지 레스터가 고민해야할 대목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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