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타자는 채은성, 투수는 임정우.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전 LG 트윈스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결국 LG가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목표를 '리빌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선수가 투타에서 자리를 잡아줘야 된다.
올해 LG의 '히트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채은성이다. 시즌 초 양상문 감독의 기대를 받고 꾸준하게 출장 기회를 보장받은 채은성은 팀 타선의 중심을 잡는 타자로 성장했다. 채은성은 타율 3할3푼6리(12위), 홈런 8개, 타점 55개(17위), OPS(출루율+장타율) 0.881(28위)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이 5~6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자, 팀 타선도 무게감이 갖는 느낌이다. 특히 한화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채은성은 3타점을 쓸어담으며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3-4로 뒤진 7회말 그는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인 권혁을 무너뜨리는 2타점 3루타까지 작렬시키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투수 쪽에서는 임정우의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팀의 입장에서 한 명의 마무리 투수를 키우는 일은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한다. 전반기가 지난 시점, 임정우의 공 하나하나에 LG는 울고웃었다.
임정우의 기록은 2승 7패 13세이브(4블론)다. 평균자책점은 5.08이며,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는 1.87에 이른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를 끊임 없이 신뢰하고 있다. 지난달 임정우는 3세이브 5패 평균자책점 12.10을 기록했다. 팀 동료와 기쁨을 함께한 순간보다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상황이 많았던 임정우다. 그럼에도 양 감독에게 세이브 상황이면 임정우를 등판시킨다는 계획은 변함 없었다.
젊은 선수에게 감독의 신뢰는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힘'이다. 12일 경기 임정우는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오랜만에 세이브를 신고했다. 8회초 1사 1루 위기를 병살타로 끊어낸 임정우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최근 세 경기 임정우는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다. 올해는 임정우라는 마무리 투수의 데뷔 시즌이다. 임정우가 위기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여러 차례 경기에서 보여줬지만, 올 시즌의 실패는 그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34승 1무 43패. 올스타 휴식기를 두 경기 남겨놓은 상황에서 LG는 리그 7위에 머물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올 시즌을 앞두고 LG를 '가을야구'에 근접한 팀으로 평가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채은성을 비롯해 임정우,정주현,유강남, 이천웅과 같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며 라인업에 자리잡는 것이 당장의 1승보다 LG에게 더 값진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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