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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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목이버섯'부터 '궁예'까지…별명 때문에 이름 잃은 ★들

기사입력 2016.07.14 09:00 / 기사수정 2016.07.14 00:5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주애 기자] 별명은 사람 간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준다.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들 중에도 별명 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별명 때문에 '이름을 잃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별명을 부른다는 것은 친근함의 표현이다. 특유의 행동이나 말투로 혹은 이름으로 지어지곤 하는 별명은, 그 인물에 대한 관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친한 친구 간의 별명은 애정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여기 네티즌들의 넘치는 애정 때문에 이름 대신 별명으로 더 자주 보이는 스타들을 모아봤다. 별명은 대중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니, 언급된 스타들이 이름을 잃었다고 슬퍼하지 않기를.

◆ '목이버섯' - 장현성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 출연 중인 장현성, 드라마가 방영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목이버섯' 착한 사람 맞냐"고 묻는 글이 쏟아진다. 장현성은 지난해 1월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목이버섯으로 미역국을 끓여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다. 그리고 그의 별명은 자연스레 '목이버섯'이 됐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유독 악역을 잘 소화해낸 그에게 '목이버섯'이란 별명은 친근한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서 희대의 악역 김범주로 분했을 때, 연기를 하는 장현성마저 미워질 때면 '목이버섯'을 떠올려 현실과 드라마를 분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목이버섯'이라는 별명이 드라마 내의 장현성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지는 못한다. 다른 일에서는 허술할 수 있지만 연기에서는 결코 '허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 '카톡개' - 신성록

그런가하면 닮은꼴 때문에 이름을 잃은 스타도 있다. 바로 '카톡개'가 된 배우 신성록이다. 주로 무대에서 많이 활동해 온 그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메신저 '카카오톡'의 캐릭터 중 강아지의 모습을 한 '프로도'와 닮았다는 사실도 함께 주목받았다. 

신성록은 극 중 "건강관리 잘 해"라는 대사를 내뱉고,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는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을 맡았지만 어쩌면 남은 건 '카톡개' 뿐이었다. 배우로서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해프닝이었지만 그는 인터뷰와 예능을 통해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신성록은 지난 6월 미모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후,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개성 강한 '카톡개'의 매력을 십분 살린 연기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가이드상' - 안내상

이름 때문에 생긴 별명이 입에 붙어 굳어진 경우도 있다. 배우 안내상은 이름의 앞 두 글자 '안내'때문에 가이드상, 데스크상, 인포메이션상 등의 별명이 붙여졌다. 네티즌들은 그중 가장 부르기 편한 '가이드상'을 안내상의 별명으로 낙점했다. 

안내상은 출연하는 작품에서 작품의 거대한 스토리를 풀어가는 '키 플레이어'의 역할을 자주 맡는다. 지난 2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도 신득예(전인화)의 복수를 완벽하게 완성해 줄 사채업자 주기황 역을 연기했고, 최근 종영한 SBS '딴따라'에서도 이준석(전노민)을 무너트릴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나왔다. 이름 때문만이 아니라, 드라마의 스토리를 안내하는 '가이드상'이라고 해석을 덧붙여도 될 것 같다.

◆ '쌈자' - 민경훈

노래 가사 때문에 별명을 갖게 된 스타도 있다. 버즈 3집 타이틀곡 '남자를 몰라' 활동 당시, 한 번 저질렀던 가사 실수 때문에 10년 째 '쌈자'라고 불리는 민경훈이 그 주인공이다. 2006년 한 음악방송에서 라이브를 하던 중 1절 가사인 '널 지킬 남자를 몰라'와 마지막 가사인 '강한 내 사랑을 몰라'를 헷갈리는 바람에 '널 지킬 쌈자를 몰라'라고 부른 것이 발단이었다.

처음 몇년간 민경훈은 '쌈자'라는 별명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가사 실수를 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별명을 부르는 데는 관심과 애정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은 듯하다. 현재 출연중인 JTBC '아는 형님'에서 '쌈자'는 이제 공식 별명이 됐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쌈자신'이라고도 불리는 민경훈. 이제는 예능감으로도 신(神)의 경지에 이른 '쌈자'의 활약을 계속 응원한다.

◆ '궁예' - 김영철

맡은 배역이 너무 강해 그 배역의 이름이 배우의 본명을 대체한 경우도 있다. 무려 16년 전인 2000년 방송된 KBS 1TV '태조 왕건'에서 후고구려의 왕 궁예 역을 맡았던 배우 김영철의 경우가 그렇다. 2000년 당시 '태조 왕건'은 가히 신드롬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궁예가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궁예는 아직까지 '관심법'의 대명사로 남아있다. 극 중 궁예가 정적들을 살해할 때, 그 명분을 "관심법으로 봤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최근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지레짐작하는 경우를 '궁예'라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김영철은 궁예로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영철이 그 이후 맡아온 역할들이 궁예에 비해 모자란 캐릭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영화 '달콤한 인생'의 강영철로, KBS 2TV '공주의 남자'의 수양대군으로, 또 현재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의 봉삼봉으로 언제나 최고의 연기를 선보여왔다. 궁예는 이제 김영철이라는 본명 대신 널리 쓰이는 '호'의 개념으로 봐도 될 것 같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KBS, SBS, JTBC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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