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결승전보다 더 결승전 같은 8강전 최고의 빅매치가 벌어진다. 3일 오전4시(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누에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독일과 이탈리아의 유로2016 8강 경기가 열린다. 현재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두 팀은 우승 도전을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예상 선발 라인업
쓸데없는 독일 걱정, 이번에도 유효할까
잉글랜드의 전설 개리 리네커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탈락한 뒤 "축구는 간단한 게임이다. 90분 동안 22명이 공을 쫒아 다니다가 결국에는 독일이 이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많은 대중들에게 공감을 사며 '독일 축구를 걱정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는 말까지 낳았다. 녹슨 전차로 조롱받으며 독일 역사상 최약체라 평가받던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니 리네커의 말이 이해가 간다. 이번 대회 초반에도 득점력 부진을 지적받았으나 16강에서 곧바로 3골을 뽑아내 우려를 종식시켰다.
그러나 이번 경기만은 걱정이 나올 만하다. 월드컵·유로 등 메이저대회에서 독일은 단 한 번도 이탈리아를 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서 총 8번 만나 4무4패를 거뒀던 독일은 하필 토너먼트에서 다시 만난 이탈리아가 두려울 수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올해 3월 친선경기에서 4-1로 21년 만에 이탈리아에게 승리했다는 점이다. 상대가 상대니만큼 최전방의 마리오 고메즈부터 골문을 지키는 마누엘 노이어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월드컵 우승컵도 들어봤던 요하임 뢰브 감독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중원 비상, 믿는 건 유벤투스 수비진
현재 이탈리아의 중원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16강 스페인전을 앞두고 안토니오 칸드레바가 부상을 입은 데 이어 중원의 핵 다니엘 데 로시도 경기 중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겨 독일전에 나서기 힘들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티아고 모타까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게 돼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대회를 앞두고 마르코 베라티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부상으로 잃었던 이탈리아는 연이은 미드필더들의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테파노 스투라로라는 좋은 자원이 있지만 주축 선수들이 빠진 타격은 경기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에게는 믿을 구석이 있다. 이탈리아 최고의 장점은 주전 수비진들이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같이 합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포지션보다도 선수 간의 호흡이 중요한 수비 지역에 뛰는 선수들이 이미 완성된 조직력을 자랑하니 이탈리아로서는 든든할 따름이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과 '수비수 BBC' 안드레아 바르잘리, 레오나르도 보누치,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버티고 있는 뒷문이 믿음직하기에 전방의 선수들도 마음껏 공격에 나설 수 있다. 카테나치오를 기반으로 한 역습은 이번 대회 이탈리아의 막강한 무기다.
상대의 철옹성을 뚫어야 내가 올라간다
독일의 노이어와 이탈리아의 부폰은 이번 대회에서 각각 4경기, 3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 출전한 뒤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를 제외하면 무실점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골키퍼는 이 둘 뿐이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들이 펼치는 선방쇼는 이번 경기에서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다. '수비를 잘하면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격언처럼 철옹성 같은 수비로 강력한 대회 우승 후보가 된 두 팀은 이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를 뚫어내야 한다.
상대 전적은 이탈리아가 15승10무8패로 앞선다. 독일에게 메이저대회 무패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지만 가장 최근에 가졌던 평가전에서 패배한 기억이 있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양 팀의 기세는 비등비등하다. 독일은 대회 전경기 무실점, 무패라는 압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슬로바키아와 16강전에서 대승을 거두는 등 객관적 수치에서 가장 뛰어난 팀이 독일이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서 가장 먼저 조 1위를 확정지은 팀이다. 16강에서 디펜딩챔피언 스페인까지 잡았던 이탈리아는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네커의 말에 따라 결국 독일이 이긴다는 법칙이 작용할지, 메이저대회서 독일은 이탈리아를 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우세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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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