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선우 기자] '잘 먹는 소녀들'이 베일을 벗었다. 먹방요정을 가리는 과정이 아직은 다소 혹독하게 느껴진다.
지난 29일 JTBC '잘 먹는 소녀들' 첫 방송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먹방대결을 펼칠 8인의 걸그룹 멤버 슬기, 쯔위, 지호, 미나, 다현, 김남주, 전효성, 경리가 출전했다.
8강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경기 방식에서 8강전 제3경기까지 진행됐고, 다현-남주, 지호-미나, 쯔위-슬기의 경기 속에서 남주, 지호, 쯔위가 먼저 4강전에 안착했다.
'잘 먹는 소녀들'은 두 명씩 대결을 펼쳐 자신이 직접 메뉴 선정을 한다. 그 모습을 본 8인의 연예인 판정단의 점수와 네티즌 투표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만큼은 다이어트의 압박에서 벗어나 마음껏 먹는 모습을 통해 보고 있는 시청자들 또한 야식 욕구를 들게 하겠다는 포부였지만, 이에 앞서는 것은 출연한 걸그룹에 대한 걱정이었다.
다이어트에 민감한 걸그룹에게 '먹방 대결'이라는 것 자체가 버거울 수 밖에 없는 존재. 100여 명의 방청객과 판정단이 지켜보고 있는 터라 먹는 모습을 지체할 수 도 없었다. 여기에 바로 맞은편에는 대결 상대 또한 버티고 있기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였다.
실제로 녹화 시간도 문제가 됐다. 오후 10시부터 시작해 오전 1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미성년자 멤버들에 대한 걱정이나, 다음날 등교 문제 등도 떠올랐다. 물론 8명의 걸그룹 멤버를 비롯해 3명의 MC와 8명의 연예인 판정단까지, 모든 출연진들의 스케줄을 맞추다보니 불가피한 시간이었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네티즌 투표 또한 결국은 팬덤 싸움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출전한 강미나의 경우 아이오아이와 구구단에 모두 속해있는 멤버다. 이에 생중계 당시에는 아이오아이 멤버로 소개됐지만 첫 방송에서는 구구단 멤버로 소개가 된 것이 발단이 됐다. 팀을 보고 투표를 했던 팬덤들에게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물론 지난 15일 선공개된 인터넷 생중계에 비해서는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편집을 통해 매끄러워졌고, 보기 불편한 장면들도 대거 사라졌다. 편집된 완성본만 놓고 봤을 때는 식욕을 끌기에도 마땅했다. 다이어트에 얽힌 걸그룹 소녀들의 먹방에 대한 의지 또한 더해졌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시청자들은 의문을 갖는다. 첫 방송이 끝난 뒤 프로그램의 존재 의미에 대해 묻기도 했다. 더구나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 등 쿡방의 연이은 흥행을 이끈 JTBC가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그램이기에 기대감도 컸고 그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먹방과 걸그룹의 시너지는 역부족이었을까.
하지만 아직 첫 방송일 뿐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터. 첫 대결의 우승자도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속단하긴 시기상조다.
아쉬운 첫 만남을 마친 '잘 먹는 소녀들'이 자신들만의 색깔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잘 먹는 소녀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 JTBC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