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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긍정의 힘'으로 성장하는 두산 안방마님 [XP 인터뷰]

기사입력 2016.06.16 05:55 / 기사수정 2016.06.16 02:51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와. 진짜 재미있어요." 두산 베어스의 박세혁(26)은 요즘 팀에서 누구보다 바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의 기량에 "모든 면에서 좋은 포수다. 포수로서 송구 능력도 좋고, 파워도 있는 선수"라고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두산에는 양의지라는 '국가대표' 포수가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에도 46경기 나와 타율 3할4푼 10홈런 33타점으로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양의지가 지난 2일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기회는 박세혁에게 돌아왔다.

일단 결과는 좋다. 박세혁은 11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면서 안방을 지키면서, 팀의 9승 2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 몫을 해주고 있는 박세혁에 대해서 김태형 감독도 "백업 포수로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정도다.
 
체력적인 부침도 있을 법했지만 박세혁은 선발 포수 마스크로 쓰고 있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그는 "솔직히 집에 가면 뻗는다. 그래도 매일 경기에 나간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잊게 된다. 또 어머니께서 해주신 밥이 정말 맛있다. 아무래도 아버지(박철우 두산 타격코치)에 이어 2대째 뒷바라지를 하시다보니 정말 잘 해주신다"고 웃어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박세혁에 대해 "정말 팀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15일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세혁이가 의지가 빠진 자리를 채우며 긍정적인 자세로 충실히 메워주려고 하는 자세가 참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인터뷰 내내 박세혁은 '긍정 에너지'를 한껏 내뿜었다.

포수의 매력에 대해 묻자 "사인을 내야 투수가 공을 던지면서 경기가 시작된다. 또 포수는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도루를 잡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삼진, 병살을 유도했을 때 정말 기쁘다"고 눈을 빛낸 그는 "포수로서 어려운 점이 있지만,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렵다기 보다는 '즐겁다', '행복하다',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시 주전 포수로서 팀의 상승세를 잘 이끌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은 적도 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을 꼽았다.

당시 두산은 4-2로 앞선 상황에서 9회초 2사에 최준석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결과는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로 이겼지만, 박세혁은 홈런 맞기 전 아두치 타석에서 나온 폭투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박세혁은 "홈런 맞기 직전에 아두치를 블로킹 실수를 해서 내보냈다. 그거 하나 잘 했으면 경기를 이겼을텐데 너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홈런 맞을 당시, 투수 정재훈의 공이 다소 가운데로 몰렸다. 그러나 박세혁은 "포수의 책임이다. 선배님이었지만, 확실하게 뒤에 타자를 생각하자고 이야기를 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포수가 해야하는 역할에 대해서 또 하나 배웠다"고 되짚었다.
 
"많이 느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경기를 직접 뛰면서 단기간에 상황별 대처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렇게 박세혁은 경기를 통해서 조금씩 안방 마님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현재 박세혁의 타율은 1할7푼2리(64타수 11안타)다. 타격에도 강점이 있어 김태형 감독이 시즌 초반 대타 요원으로 구상할 정도였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 그러나 박세혁은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마음가짐을 달리 먹었다.

박세혁은 "타격이 안 좋지만, 내 역할만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3할을 쳤던 선수도 아닌 만큼 타율에 너무 신경쓰기보다는 결정적일 때 한 번 해주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15일 광주 KIA전에서 팀이 1-2로 있는 상황에서 3-2로 경기를 뒤집은 6회 2타점 2루타를 쳤다. 경기 중반 기세를 확실하게 두산 쪽으로 끌고 오는 꼭 필요한 한 방이었다.

양의지가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박세혁이 다시 선발 마스크를 쓸 시간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는 지금의 기회에 더 의미를 뒀다. "사실 의지형 대신 나간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조금이라도 걱정을 덜게 했다는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좋다. 앞으로 의지 형이 나올 때까지 내 몫을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이어 "아무리 힘들어도 많은 관중들 앞에서 안타를 치거나 도루를 잡을 때 환호를 들으면 즐겁다. 군대에서도 이런 것을 듣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고 그랬던 것 같다"고 웃어 보이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그러나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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