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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국대 예약' 김호령, 타고난 수비 비법은?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6.15 08:13 / 기사수정 2016.06.15 08:2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IA 관계자들은 종종 '김호령(24)이 못잡는 타구는 정말 못잡는 거'라는 농담을 한다. 물론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프로 2년만에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은 그의 최대 무기는 리그 최상급 외야 수비다.

김호령은 지난해 KIA의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전체 102번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문을 닫고' 들어온 최하위 드래프터의 반란이 시작됐다. 빼어난 체력과 빠른 발, 끈기를 가지고 있던 김호령을 눈여겨 본 김기태 감독은 그에게 1군 출장의 기회를 줬다. 

프로 첫해였던 지난해부터 수비는 좋은 편이었다. 그의 최고 무기는 타구 판단력. 낙구 지점을 미리 포착해 자리를 잡고, 스피드를 앞세운 대처 능력도 좋다. 올 시즌 기록된 실책은 1개, 보살 2개. 하지만 그의 수비 속에는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안정감이 있다. 

KIA는 상대 타자의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할때 가장 안심한다. 김호령의 타구 판단력을 믿기 때문이다. 발이 빠르고 순간적인 판단이 빨라 왠만한 타구는 안정적으로 잡아낸다. KIA의 외야 상황을 고려할때 김호령의 수비 비중은 그만큼 크다.

방망이를 잘쳐도 수비를 못해 포지션이 애매한 선수들은 기용성이 불투명하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도 '수비의 중요성'이다. 한 베테랑 선수는 "2군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무조건 방망이 연습만 하는데 결코 그게 정답이 아니다. 수비와 주루 같은 기본이 먼저 되야 그 다음 기회도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김인식 감독이 두산 시절 정수근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던 것도 같은 이유다. 타율은 저조해도 수비를 잘하고 야구 센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외야수 출신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호령의 수비에 대해 "공을 쫓아가는거나 수비 위치를 잡는게 점점 더 세련되어지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더 발전했고,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외야 수비를 잘한다는 기준이 어려운 타구를 쉽게 처리한다는건데 그런 면에서는 삼성 박해민과 함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지난주 삼성전에서도 박해민 타구를 쫓는 모습을 보니 타구를 보지 않고도 먼저 움직이더라. 타구 판단이라는게 결코 쉬운게 아닌데 무척 쉽게 한다"고 칭찬했다. 

외야수의 타구 판단은 사실 타고난 센스에 가깝다. 노력만으로는 최정상급 외야수가 되긴 어렵다. 특히 야구장은 관중의 함성 때문에 무척 시끄러워 혼돈이 배가 될 수 있다. 이순철 위원 역시 "함성이 외야까지 뻗어나오기 전 그 찰나의 순간에 판단하는게 가장 정확하다"고 했다. 

김호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송구에 대해서는 "아직 몸이 호리호리하다. 어깨가 하루아침에 강해지진 않으니 웨이트를 많이 하면 지금보다 강해질 수 있다. 홈까지는 아니어도 중계 플레이만 정확히 잘해줘도 좋은 선수"라는 이순철 위원은 "이제 2년차니 더 잘할 수 있다. 현재 신예 선수들 중에서는 김호령과 넥센 임병욱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호령이 본격적인 외야수로 뛰기 시작한 것은 군산상고 재학 시절. 중학교때는 내야수와 외야수 모두를 봤지만 고등학교때부터 포지션을 확정했다. 김호령은 "어릴때는 수비 잘한다는 칭찬을 전혀 못들었었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조금씩 좋은 평가를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비록 낮은 순번이지만 프로에 입단할 수 있었던 것도 대학 시절 보여준 좋은 수비 덕분이었다. 동국대 이건열 감독의 적극 추천이 있었다.

김호령은 "타석에 있는 타자가 지금 공에 타이밍이 맞는지, 방망이가 먼저 나오는지를 살핀다. 그러다보면 타구가 어떻게 날아올지 어느정도 감이 잡힌다. 아무래도 작년엔 첫 시즌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있었지만 올해는 조금 더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타구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올 것 같으니 빨리 가서 잡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했을때 아쉬운 것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판단과 송구. 빠르게 직선으로 날아오는 타자의 타구는 김호령 뿐 아니라 어떤 외야수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김호령은 "저 공이 앞으로 오는지 뒤로 오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또 송구 능력도 아쉽다. 능력이 아직 부족한 것 같아서 앞으로 더 보강을 할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대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야수로서는 드물게 팔꿈치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지만,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단정했다. "재활을 잘못하면 아픈데, 당시 잘 쉬면서 재활을 잘했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아프지 않다"는게 그의 설명. 김호령은 "수비 칭찬은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는 타격 능력도 급상승했다. 김호령은 현재까지 38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 중이다. 홈런도 2개나 있고,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아도 공격에서까지 자신감을 찾는다면 그를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호령은 "그래도 한 시즌을 해봤다고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편하고 즐겁게 야구에 임하고 있다. 타석에서도 노림수라는게 생겼다.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한결 수월하다. 아직 실수도 하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한다. 그리고 KIA가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유와 성숙이 함께 묻어났다. 

NYR@xportsnews.com/사진 ⓒ 엑스포츠뉴스,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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