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나영석 PD가 새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마다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나PD는 매번 새로운 무기로 '나영석 끝물설'을 완벽하 잠재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19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됐던 tvNgo '신서유기2-언리미티드'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신서유기2'는 '신서유기1'과 달리 중국 쓰촨성의 청두와 윈난성 리장 두 곳에서 진행됐고, 입대한 이승기 대신 배우 안재현이 새로 투입됐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형 만한 아우 없다'고, 영화든 드라마든 잘 된 작품의 속편은 대부분 원작 만큼의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서유기2'도 방송 관계자 및 시청자들의 우려를 안고 시작했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의 저조한 성적 역시 '신서유기2'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베일을 벗은 '신서유기2'는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가장 미지수였던 안재현과 기존 멤버간의 호흡이 대박을 쳤다. 이승기가 대놓고 형들 머리 위에서 노는 엘리트 삼장이었다면, 안재현은 평소엔 발톱을 숨기고 있다가 중요할 때 꺼내 형들을 가지고 놀았다. 큰 형 강호동 킬러였고, '원조 미친놈' 은지원을 위협하는 '新 미친놈'으로 확고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1박2일'에서 발굴한 이승기, '꽃보다'의 이서진, '삼시세끼'의 차승원 등 매번 새로운 옥석을 가려냈던 나영석 PD의 안목이 이번에도 적중한 것이다.
캐릭터의 변주도 '신서유기2'의 매력 포인트다. 언제나 '쮸빠찌에(저팔계)'는 강호동 몫이었지만, 이번엔 안재현이 마른 '쮸빠찌에'가 됐다. 또 똑똑한 이승기가 도맡았던 '삼장'은 이수근이 맡게 되면서 제작진의 개입 없이도 위기상황을 만들어냈다. 나PD의 무기 중 하나인 제작진의 활용 역시 '신서유기2'에서 두드러진 부분이다. 양정우PD와 은지원의 토론 배틀, 멤버들을 웃기기 위한 제작진의 살신성인 등 나PD만의 문법이 이번에도 통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신서유기2' TV판은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화제성 역시 나PD의 명성에 걸맞지 못했다. TV로 옮겨진 '신서유기'는 색깔을 잃었다. '신서유기' 시리즈의 재미는 10분 내외의 짧은 호흡과 브라운관에선 구현할 수 없는 콘텐츠에 있다. 가령 5분동안 암전인 상태로 자막만 송출되는 장면이 그렇다. TV판에 대한 시청자의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택은 제작진의 몫이다.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용단이 필요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tv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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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