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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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김명민이 만드는 노력이라는 단어의 재정의

기사입력 2016.06.27 18:30 / 기사수정 2016.06.27 12:44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그를 아는 이들에게 무한한 신뢰감을 안기는 배우 김명민이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권력과 돈으로 살인까지 덮어버린 재벌가의 만행을 파헤치는 사건 브로커의 통쾌한 수사극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16일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작품의 인기에는 김명민의 존재감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캐릭터를 유독 많이 연기하며 '전문직 전문 배우'라는 애칭까지 갖고 있는 김명민은 이번 작품에서 전직 경찰이자 현재는 '신이 내린 브로커'라 불리는 사건 브로커 최필재로 등장한다.

김명민은 "내용이 재밌었다"며 "영화의 초반 제목이 '감옥에서 온 편지'였다. 좀 무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첫 장면을 보면서도 '좀 무서운가' 싶었는데 필재가 나온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필재와 순태(김상호 분)의 완벽히 대립되는 분위기가 색달랐고, 어느 인물 한 명 빠지지 않고 녹아있는 각각의 플레이와 구성, 인물 사이의 관계성이 정말 괜찮았다"고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전했다.

필재는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순태의 편지를 받고 배후를 추적하던 중 사모님(김영애)의 존재를 알게 되고,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유쾌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특히 극 속에서 과거 자신을 모함해 경찰 옷을 벗게 한 장본인인 양형사(박혁권)에게 "빤스까지 싹 벗겨줄게!"라며 거침없는 복수심을 드러내는 솔직한 화법의 필재가 그리는 감정과 행동을 따라가는 재미가 크다.

김명민은 "전직 경찰이니 흉악범들도 많이 상대했을 것이고, 원래 성격 자체도 다혈질에 주먹이 앞선다. 필재의 성격 중에 가장 매력 있는 부분은 심각한 분위기 안에서도 농담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판수 역으로 등장하는 성동일과는 실제 20년이라는 오랜 인연을 자랑하기도 한다. 필재와 판수가 보여주는 콤비 플레이를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김명민은 "코믹은 호흡인데, ('조선명탐정'에서 함께 한) 오달수 형이나 성동일 형은 그들만의 호흡이 있다. 그건 천재적인 감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타이밍인데,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명민을 비롯해 김상호, 김영애, 성동일 등 출연진의 면면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믿음은 이미 검증된 바다.

김명민은 "올림픽에 나간다고 치면 주전의 구성이 너무나도 든든한 느낌인 것 같다. 제가 좀 넘어지고 실수해도 막아주고, 제가 잠시에너지를 보충해서 갈 수 있는 그런 것 말이다.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했다는 것이 정말 즐겁고 신선했고, 언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복 받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천군만마 같은 사람들과 같은 현장 안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전달되는 그런 분들과의 호흡이었기 때문에, 정말 짜릿했고 그 자체가 훈훈했다"며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표했다.

낮게 깔리는 중저음에서 비롯되는 음성,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김명민이 만들어가는 캐릭터들은 매 순간 생동감을 주며 관객들을 금세 몰입하게 만든다.

김명민은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일일이 떠오르진 않지만 행과 행간, 지문과 지문간의 서브 텍스트를 써내려가는 게 배우가 해야 될 일이라고 본다"며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마다 직접 노트에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적어가면서 몰입해가는 과정을 전했다.

그리고 현장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으면서 그 곳에서 느끼는 부분들을 캐릭터에 덧입히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알면 알수록 찾아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런 것들은 연기하는 순간 알게 모르게 나오게 된다. 그 역할의 상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0여 년이라는 시간을 연기와 함께 해 오면서도, '노력'이라는 단어만큼은 한결 같이 지켜온 그다.

'난 메소드 연기를 한다'고 스스로 언급했던 부분을 떠올린 김명민은 "'그 역할을 맡으면 그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배워왔다. 진짜 그 사람이 되지 못할지언정 흉내는 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학생 시절) 연기 실습 시간에 '배우는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 '고 교수님께 배웠다. 배우의 한자 '배(俳)'자를 보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 있다. 저는 이게 제가 배웠던 방식이고, '김명민이라는 사람이 연기를 하고 있다'라는 걸 보이는 게 제일 싫다. 캐릭터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에게도 여전히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 무한히 존재한다. 김명민은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 중 하나가 다중인격자다. 할리우드 시나리오에는 다중인격자나 소시오패스가 등장하는 웰메이드 시나리오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보지 못한 것 같다. 명분 없이 묻지마 살인을 하는 악역이아니라,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독한 악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노력'이라는 단어를 되새기며 자신만의 연기 레이스를 꾸준히 달려가고 있는 김명민은"작품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함께 힘낼 수 있는, 남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제가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고,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함께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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