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빛났던 작품이다.
처음에는 3.9%로 출발,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와 SBS '돌아와요 아저씨'에 밀려 수목극 꼴찌에 머물렀다. 쓸쓸하게 종영할 것 같던 이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 종영 후 전회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8.1%까지 치솟았다. 이후 9%대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고, 마지막 회는 9.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수목극 1위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어요. 송송커플이 너무 아름다웠지만 저희 드라마는 다른 장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기가 안 맞았다고 여겼어요. 사실 배우들 모두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시청률에 좌지우지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과에 치중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작품이었어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호흡을 맞춘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와 동시간대 경쟁했다고 언급하자, “라이벌이라니요. 말도 안 된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제가 좋아하는 언니에요.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분이고 함께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 활동하러 간 적도 있어요. 언니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편이고 저는 같이 해보자 해서 함께 했어요. 또 박환희라는 학교 후배도 나와 되게 반가웠죠. 알고 보니 같은 수목극이더라고요.(웃음) 같이 즐겁게 보자고 응원했어요.”
차근차근 작품을 거치며 빛을 발하는 임세미는 알고 보면 12년 차 배우다. 2004년 ‘쌈지’의 광고모델로 데뷔했고 2005년 성장드라마 ‘반올림2’를 통해 연기자로 정식 데뷔했다. 사진부 2학년 선배 언니 임세미 역을 맡아 고아라, 기범, 이은성 등과 호흡했다.
“‘반올림’ 출신들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시집 장가도 가고 다들 잘살고 있어요.(웃음) 각자의 꿈을 위해 달려나가고 있죠. 저는 오디션을 거쳐 ‘반올림’에 출연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고3 때 교복을 입고 KBS 별관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이후 드라마 ‘호박꽃 순정’,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제왕의 딸, 수백향’등에 출연해 눈도장을 찍었고 ‘사랑만 할래’, ‘오늘부터 사랑해’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는 실감 나는 연기로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예전에는 꿈이 많았어요. 선생님, 수의사, 여경, 배우, 미스코리아 등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고 사진 찍는 것, 음악, 체육 다 좋아했어요. 그러다 배우라는 직업이야말로 제 꿈을 다 이뤄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상하지 못했던 직업까지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배우를 시작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12년간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공백기와 슬럼프도 마주했다. 좌절감이 들 때마다 ‘잘 지내고 있다’고 스스로 칭찬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반올림’이 끝나고 20대 중반에 공백기를 겪었어요. 그 기간에 학교에서 연극도 열심히 하고 많이 배우려 했죠. 어릴 때는 ‘왜 나만 힘들고 불안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쉴 때는 불안하고 캐릭터를 보낼 땐 이별의 시간도 가져야 하고요. 좌절감에 휩싸였지만 그런 실패와 절망감이 싸여서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또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지만 즐겁고 가슴 뛰는 연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그렇게 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고요.”
올해 서른 살이자 데뷔 12년 차 배우로서 그의 꿈은 뭘까.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단 더 멋진 배우가 될 거라 자신한다.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다양한 직업, 그리고 액션물도 아직 해 본적이 없어요. 뼈가 아프기 전에 빨리(웃음) 하지원 선배님처럼 연기 해보고 싶어요. 전도연, 김혜수, 문소리 선배님도 너무 멋지신데 저 역시 30, 40대가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 무르익어가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XP인터뷰①] '굿미블' 임세미 "실명 연기, 처음엔 부담스러웠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