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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운데시마’ 기록한 지네딘 지단의 성공 요인 세 가지

기사입력 2016.05.29 10:26 / 기사수정 2016.05.29 10:26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처음으로 1군 팀 감독을 맡은 뒤 4개월 24일 만에 유럽 최정상에 올랐다. 선수 시절에도 이뤄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코치로도, 감독으로도 경험하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의 이야기다.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5~2016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연장전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레알은 구단 역대 통산 열한 번째 우승, ‘라 운데시마’를 달성했다.
 
레알에 우승을 안겨준 지단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1부 리그 팀의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이다. 선수일 때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등 수많은 우승컵과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까지 수상한 전설적인 존재였지만 이는 감독으로서 성공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감독으로 선임될 때만 해도 지단의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지단은 전임 감독 라파엘 베니테스가 떠난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며 모두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준우승을 거뒀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순항을 이어갔다.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장식하며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지단은 선수와 감독으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애칭)’를 들어 올린 일곱 번째 사례가 됐다. 이전까지의 기록 보유자들은 미겔 무뇨스(레알 마드리드/레알 마드리드), 지오반니 트라파토니(AC밀란/유벤투스), 카를로 안첼로티(AC밀란/레알 마드리드), 요한 크루이프(아약스/바르셀로나), 프랑크 레이카르트(AC밀란/바르셀로나), 펩 과르디올라(바르셀로나/바르셀로나)다.

지단은 레알에서만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기여도 또한 상당히 높다. 이번 시즌은 위태롭던 팀을 추슬러 정상으로 이끌었고, 2001~200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축구 역사에 남을 발리슈팅으로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즉, 지단이 없었으면 레알은 아직 열 번째 우승인 ‘라 데시마’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 가정해볼 수 있다.
 
지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지단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십분 활용한 선수단 장악에 능했다. 베니테스 아래서 소통의 부재를 호소했던 레알 선수들은 지단이 온 뒤 불평이 사라졌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서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라파엘 바란에 이르기까지 지단에 대해 칭찬 일색의 인터뷰를 가졌다. 지단이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같이 훈련에 참여하며 세세한 부분도 신경 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 번째는 전술적인 부분이다. 중원 싸움을 포기하고 공격수와 수비수를 극단적으로 구분했던 베니테스의 전술은 불안한 경기 운영으로 이어졌다. 지단은 미드필더 출신답게 중원을 탄탄하게 꾸리며 경기력부터 끌어올렸다. 지단은 카세미루에게 수비진 앞 공간을 맡기고 토니 크로스에게는 공격진을 받치는 역할을 부여한 뒤 루카 모드리치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다. 이 선택은 선수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동시에 팀의 성적까지 책임졌다. 여기에 스스로 안첼로티와 과르디올라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볼 점유율 중심의 공격 축구까지 더해져 지단은 시즌 중반에 부임하고도 27경기 21승4무2패(승부차기는 무승부에 포함)를 거두게 됐다.
 
마지막으로는 레전드로서 풍부한 경험과 ‘위닝 멘탈리티’를 선수들에게 전수해주는 역할이다. 큰 무대에서 베테랑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닌다. 지단은 이를 자신이 직접 담당하면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이런 능력은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연장전에 접어들 때, 승부차기로 돌입할 때 지단은 선수들과 모여 의기를 투합했다. 선수들은 ‘전설 중의 전설’ 지단을 믿었고 결과적으로 우승까지 이루게 됐다.
 
축구 역사상 전설적인 선수들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그 중에서 성공한 사람은 손에 꼽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단의 데뷔 시즌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최근에 큰 업적을 이뤄냈던 과르디올라처럼 지단 또한 ‘명장’으로 거듭나게 될까, 아니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이렇다 할 발자취를 남기지 못한 로베르토 디 마테오의 전철을 밟게 될까. 이는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지단 마드리드’가 어떤 성적을 거두는지에 달렸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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