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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승부차기 끝에 열한 번째 유럽의 왕좌에 오르다

기사입력 2016.05.29 06:40 / 기사수정 2016.05.29 06:40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이번 시즌 ‘유럽의 왕’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2년 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의 ‘마드리드 더비’ 때와 같이 레알 마드리드가 또 한 번 웃었다.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나란히 한 골씩 넣고 연장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끝났다.
 
경기는 아틀레티코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레알이 프리킥 기회에서 가레스 베일의 크로스를 카세미루가 문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얀 오블락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골문 가까운 곳에서 슈팅이었기에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오블락은 침착하게 막아내며 물오른 선방 능력을 뽐냈다.
 
선제골은 레알의 몫으로 돌아갔다. 주인공은 2년 전 같은 무대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던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15분 경 토니 크로스의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베일이 어리로 살짝 건드려 넘겨주자 달려 들어가던 라모스가 발을 살짝 갖다 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한동안 레알은 중원을 장악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크로스와 모드리치, 카세미루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더들은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저지했다. 경기 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경계 대상으로 지목했던 카세미루는 이번 경기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경기 전 레알이 주도권을 잡고 아틀레티코는 역습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레알의 선제골이라는 변수는 이 예상을 뒤집었다. 경기는 안정적 운영을 펼치는 레알에게 아틀레티코가 라인을 올려가며 골문을 두드리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레알은 위험한 장면을 내주지 않고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전을 시작하며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 대신 야닉 카라스코를 투입했다. 카라스코의 공격 능력에 기대를 거는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적 교체였다.
 
후반전 시작 1분 만에 페르난도 토레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페의 무리한 수비가 문제였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으려던 페페가 토레스의 다리를 걸면서 파울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이 케일로르 나바스 골키퍼를 속이며 중앙으로 강하게 때린 슈팅은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나왔다. 아틀레티코의 결정적 기회가 무산된 순간이었다.
 
52분 다니 카르바할이 갑작스런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자신이 경기에 뛸 몸 상태가 아님을 직감한 카르바할은 눈물까지 보였다. 카르바할은 곧 다닐루와 교체됐다.
 
54분 아틀레티코의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스테판 사비치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아틀레티코는 공격을 몰아붙이며 동점골을 노렸다.
 
레알은 계속 수비에 치중하면서 베일-벤제마-호날두의 ‘BBC’라인을 적극 활용해 역습에 나섰다. 레알은 72분 크로스를 불러들이고 이스코를 경기장으로 내보냈다. 5분 뒤에는 이번 경기서 다소 몸이 무거워보였던 카림 벤제마를 빼고 루카스 바스케스를 투입했다.
 
78분 베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들을 유인한 뒤 중앙에 있던 호날두에게 공을 넘겨줬다. 호날두는 오블락이 각을 줄이기 위해 나오는 것을 보고 감각적인 슈팅을 해봤지만 골키퍼 산방에 막히고 말았다.
 
아틀레티코의 저력은 79분 빛을 봤다. 가비의 로빙패스를 받은 후안프란이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올라와 골키퍼와 수비 사이로 날카롭게 공을 투입했다. 이를 쇄도하던 카라스코가 슈팅으로 가져가며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아틀레티코가 균형을 이룬 뒤 팽팽한 긴장 상태로 이어졌다. 접전을 벌이던 양 팀은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보지 못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로써 2013~2014시즌과 유사한 풍경이 연출됐지만 팀의 상황은 반대가 됐다.
 
연장전 전반전이 스코어의 변화 없이 끝난 뒤 아틀레티코는 근육에 무리가 간 필리페 루이스를 쉬게 하고 루카스 에르난데스를 교체 출전시켰다. 베일도 정규시간 막판부터 근육 경련을 호소했지만 교체 카드를 다 써버린 레알은 베일에게 휴식을 줄 수 없었다. 115분에는 코케 역시 통증을 호소하면서 토마스 파티와 교체됐다.
 
연장전에서도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양 팀의 첫 키커로 나선 바스케스와 그리즈만은 실수 없이 승부차기를 처리했다. 이후 마르셀루와 가비, 베일, 사울, 라모스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안프란의 킥은 골대에 맞고 나오며 레알의 마지막 키커인 호날두의 발에 모든 것이 걸리게 됐다. ‘에이스’ 호날두는 침착하고 강하게 골망을 갈랐다. 레알은 구단 통산 열한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고 아틀레티코는 2년 전에 이어 또다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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