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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음악대장의 8곡, 리메이크가 아닌 리바이벌

기사입력 2016.05.23 16:14 / 기사수정 2016.05.23 17:10

김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원곡을 새로 편곡해 다시 부를 경우, 지금이야 '리메이크'(remake)라는 표현을 쓰지만 예전에는 '리바이벌'(revival)이라 불렀다. 특히 작곡가의 저작권 개념이 약했던 1960년대말~70년대초에는 한 작곡가의 동일한 노래가 거의 동시에 서로 다른 음반사를 통해 쏟아져나오곤 했었다. 이때 가수들은 이 곡들을 '리바이벌곡'이라고 불렀다. '리메이크'라는 용어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저작권 개념이 자리잡은 80년대 이후다. 

이제는 이 '리바이벌'에 대한 정의가 새로 고쳐져야 할 것 같다. 대중에게 거의 잊혀지다시피했던 곡들의 재발견으로서 '리바이벌'이다. '리메이크'가 편곡과 가창을 통한 원곡의 확장 내지 변주라면, '리바이벌'은 여기에 리메이크 결과물로서 원곡의 소생 혹은 소환이라는 의미가 보태진다. 그리고 그 공은 일단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돌려져야 마땅하다.

짧게 정리하면 이 두 프로그램이 2015~16년에 '리바이벌'시킨 노래는 이랬다.

#1.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2015년 1월 멜론 월간차트 순위)

잘못된 만남(김건모. 1995) = 17위 
그녀와의 이별(김현정. 1998) = 32위 
White Love(터보. 1988) = 39위 
전화번호(지누션. 2004) = 40위 
멍(김현정. 2000) = 43위 
말해줘(지누션. 1997) = 47위 
Poison(엄정화. 1998) = 53위 
나 어릴 적 꿈(터보. 1999) = 56위 
Tears(소찬휘. 2000) = 67위 
초대(엄정화. 1998) = 69위 
To Heaven(조성모. 1999) = 84위 
너를 사랑해(S.E.S. 1998) = 86위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김건모. 1992) = 93위 
슬퍼지려 하기 전에(쿨. 1996) = 97위 
현명한 선택(소찬휘. 1997) = 98위 

#2. 응답하라 1988(2016년 1월 멜론 월간차트 순위)

오혁의 '소녀'(이문세. 1985) = 3위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전인권. 2004) = 5위
노을의 '함께'(박광현 김건모. 1992) = 10위
김필의 '청춘'(산울림. 1981) = 11위
박보람의 '혜화동'(동물원. 1988) = 12위
디셈버의 '네게 줄 수 있는건 오직 사랑뿐'(변진섭. 1989) = 21위
소진의 '매일 그대와'(들국화. 1985) = 38위
여은의 '이젠 잊기로 해요'(이장희. 1974) = 60위
와블의 '보랏빛향기'(강수지. 1990) = 89위

그리고 세번째 주인공은 '우리동네 음악대장'이다. 그는 지난 22일 MBC 음악예능 '복면가왕'에서 9연승에 성공했다. 연승보다도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불러 음원으로 출시된 8곡의 놀라운 다양성이다. 원곡 출시 연도부터 장르, 가창자에 이르기까지 온갖 벽을 넘나든다. 음악대장이 지금까지 부른 노래는 다음과 같다.   

#3. 우리동네음악대장 노래 8선

1. Don't Cry(2003년) = 더크로스 원곡, 정규 1집 'Melody Quus' 수록
2. 하여가(1993년) = 서태지와 아이들 원곡, 정규 2집 '하여가' 수록
3. 걱정 말아요 그대(2004년) = 전인권 원곡, 솔로 4집 '전인권과 안싸우는 사람들' 수록
4. 매일 매일 기다려(1987년) = 티삼스 원곡, 제8회 강변가요제 앨범 수록
5. Fantastic Baby(2012년) = 빅뱅 원곡, 미니앨범 5집 'ALIVE' 수록
6. 봄비(1969년) = 이정화 원곡, 독집 수록(박인수가 부른 신중현과 퀘션스 1집(1970년)에도 수록)
7. 토요일은 밤이 좋아(1987년) = 김종찬 원곡, 정규 2집 '사랑이 저만치 가네' 수록
8. 백만송이 장미(2005년) = 심수봉 원곡, 정규 10집 '꽃' 수록 

밴드(티삼스)와 아이돌(서태지와 아이들, 빅뱅), 듀엣(더크로스), 솔로(전인권 이정화 김종찬 심수봉)에 댄스곡, 발라드, 록, 팝을 가리지 않는다. 1969년 신중현이 작사작곡한 '봄비'도 있고, 1993년 서태지가 작사작곡한 '하여가', 2012년 테디와 지드래곤 등이 작사작곡한 'Fantastic Baby'도 있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앞서 '응팔'이 소생시켰고, '하여가'와 'Fantastic Baby'는 워낙 히트한 노래라지만, '봄비'와 '백만송이 장미', '매일 매일 기다려'는 그야말로 올디스밧구디스 수준이다.

음악대장이 '리바이벌' 시킨 이들 곡에 대해 요즘 음원차트도 열광하고 있다. 23일 오후4시 현재 멜론 실시간차트에 따르면 'Don't Cry'가 55위, '백만송이 장미'가 56위, '매일매일 기다려'가 76위에 랭크됐다. '하여가'는 4월 월간차트 95위에 올랐다. 음악대장 덕분에 요즘 20대는 이름도 못들어봤을 이정화와 박인수가 새롭게 조명된 것은 물론, 티삼스와 더크로스, 심수봉, 서태지와 아이들 원곡은 엄청난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셈이다. 

el34@xportsnews.com /사진 = '복면가왕' 화면 캡처 및 음반 재킷

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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