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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쿠니무라 준 "'곡성' 한 단어로 표현? 혼돈이죠"

기사입력 2016.05.23 14:59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알렸다.
 
쿠니무라 준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얼굴이다. 하지만 영화 '킬 빌'을 비롯해 '진격의 거인', '기생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일본의 대표 배우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미스터리한 인물 외지인 역을 맡아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한국 관객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완벽히 각인시켰다.
 
쿠니무라 준은 첫 한국영화인 '곡성'을 통해 생애 첫 칸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는 쾌거를 얻게 됐다. 그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 배우 곽도원, 천우희와 함께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쿠니무라 준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영화 속 사진을 찍는 장면을 재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주도와 부산에 간 적은 있지만 서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는 쿠니무라 준과 만났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진 쿠니무라 준은 한국영화로 칸 영화제에 처음 가는 것에 대해 말했다.
 
"한국영화로 칸 영화제에 처음 가는 것이요? 그게 왠지 저다워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답다고 하는 것은 홍콩에서 영화 경력을 먼저 쌓고 일본으로 가게 됐거든요. 그런 케이스기에 이번에도 왠지 저다운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쿠니무라 준은 완성된 '곡성'을 보고 굉장히 좋은 영화가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나리오를 읽었기에 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영화를 보며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고. 쿠니무라 준은 홍경표 촬영감독의 영상을 칭찬하며 자연 경관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의 힘을 언급했다.
 
일본에서 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이 배우가 한국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그는 나홍진 감독이 직접 일본에 방문해 함께 만남을 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홍진 감독님이 일본에 와주셨어요.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했지요. 나홍진 감독님의 전작인 '추격자'와 '황해'도 보게 됐습니다. 두 작품 모두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에 드니 꼭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킬 빌'부터 '곡성'까지 쿠니무라 준은 다국적 영화를 많이 접했다. 그런 그가 느낀 한국과 일본의 영화 촬영 현장 차이점은 어떨까. 쿠니무라 준은 가장 큰 차이점으로 현장에서 감독이 모든 결정권을 다루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현장의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에 대한 의지, 감정, 열정이 강한 것을 느꼈다고. 함께 연기를 한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모두 현장에서 자기가 표현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미리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부딪히고 마치 핵반응을 일으키듯 힘 넘치고 밀도가 있는 신이 촬영됐다고 말했다.
 
"일본 영화 현장에서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감독님이 혼자만의 결정을 하는 것은 거의 없는 일입니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그만하는 편인데 나홍진 감독님은 갑자기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지금 필요하니 일단 갖고 오세요'라고 말하시더라고요. 한국 영화의 특이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씨의 강한 에너지와 함께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는 감독님의 모습을 보며 한국 영화가 왜 힘이 넘치는지 현장에서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쿠니무라 준은 새로웠던 나홍진 감독과의 촬영 현장에 대해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혹은 스태프들의 미움을 살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이미지를 현실화하고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쿠니무라 준은 그렇기에 나홍진 감독이 재능 있는 감독이라 칭찬했다.

 
영화 속 쿠니무라 준은 충격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등장한다. 특히 많은 관객들은 쿠니무라 준이 맡은 외지인의 동굴 속 장면을 쉽게 잊기 힘들 것이다. 쿠니무라 준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엔딩을 보고 역으로 계산해 역할을 만들어 나갔다고. 엔딩을 중심으로 영화 속 작은 부분까지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홍진 감독에게 판단을 맡기고 의견을 들으며 조절했다고 덧붙였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대퇴부 통증이 있었음에도 산에서 바위를 딛고 달리며 열연을 펼쳤다. 앞서 곽도원과 천우희는 '레버넌트' 급의 현장이었다는 농담을 전할 정도였다. 나홍진 감독은 쿠니무라 준이 일본에 가서 동료들에게 "다시는 한국영화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현장이었다.
 
"제가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곡성'은 육체적으로 가장 큰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나홍진 감독님이 들으신 소문이요? '곡성'은 아무래도 소문에 의한 이야기잖아요. 100% 근거 없는 내용입니다. (웃음) 나홍진이란 재능 있는 감독님을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 만약 감독님이 함께 하자고 하면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단지 그 시점에 제 체력이 어떻게 남아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 대해 처음으로 접하는 영화라며 지금까지 아무도 만들지 않았던 스타일의 영화라 말했다. 그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작품의 설계도인 시나리오를 가지고 누구와 함께 만드는지 중점적으로 본다고. 그런 작품에서 섭외가 들어온다면 스케줄만 맞는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한 생각은 예전과는 많이 변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열심히 시나리오를 읽고 혼자서 연기를 정리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게 현장에 있으면 답답하더라고요. 그것을 깨달은 뒤부터는 시나리오를 읽고 이미지만 갖는 것으로 멈췄습니다. 그 상태에서 현장에 가서 상대 역할과 함께 부딪히는 순간 그것을 느끼자고 바뀌었어요. 이번에는 곽도원 씨와 주로 그랬죠. 그렇게 하면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즐겁고 자유로워 지더라고요. 그게 지금 연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 '곡성'에 대해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어렵지만 '혼돈'이라 생각합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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