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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신재하, 달리는 청춘의 한 가운데에서

기사입력 2016.05.11 17:41 / 기사수정 2016.05.11 21:03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입시에 지쳐있던 소년은 한 뮤지컬을 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신재하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연기는 학교를 바꾸게 했고, 목표와 얼굴, 성격까지 바꾸게 했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고 청춘의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신재하는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신재하는 지난 2014년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데뷔했다. 영화에서 공명과의 브로맨스로 인상적인 출발을 알린 이후 영화 '거인', SBS '피노키오', KBS 2TV '발칙하게 고고', '너를 기억해', SBS '미스터리 신입생' 등에 출연했고, KBS 2TV 3부작 단막극 '페이지터너'에서 서진목 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다. 김소현, 지수와 호흡을 맞추며 호평을 받은 신재하는 tvN '기억'에서 비밀을 쥐고 있는 강현욱 역으로 나와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외고 입시를 준비하던 신재하는 머리를 식히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게 된 후 뮤지컬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 뮤지컬 한 편은 신재하의 인생을 바꿔놨다. 신재하는 뮤지컬을 하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림예술고등학교 뮤지컬과로 진학했고, 대학교도 뮤지컬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스무살, 무대가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를 결심한다.

-'페이지터너'가 첫 주연작이다. 3부작이긴 해도, 아무래도 주연이라 드라마 들어갈 때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다.

"긴장이 많이 됐었다. '피노키오' 때 함께 작업을 했던 박혜련 작가님이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나 걱정도 있었다. 피아노라는 소재가 여태까지 드라마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다루지 않던 소재기 때문에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있었다"

-피아노는 평소에 좀 칠 줄 알았나. 어떤식으로 촬영 했는지.

"열심히 연습해서 내가 다 친거라고 하고 다니라고 하셨는데(웃음). 피아노는 오래 배웠었고, 악보만 있으면 칠 수 있는 정도다. 찍으면서 내가 직접 치기도 했다. 그래도 완성도를 위해서 내가 손 위치 정도를 외우고, 대역분의 액션을 입히는 경우가 많았다"

-김소현, 지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수랑은 '발칙하게 고고' 할 때부터 워낙 친하게 지내는 친구라 굉장히 좋았다. 서로 너무 잘 알다 보니까 연기를 받아주는데 있어서도 편했고, 이해해주는 것도 많았다.지수한테 고맙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소현이는 나이는 많이 어려도 경험이 풍부하다보니 확실히 끌고가는 게 있더다. 자연스럽게 이끌고, 배려도 해주는 걸 보면서 '아, 나이는 어려도 선배는 선배구나'라는 게 있었다. 정말 많이 배웠고, 즐겁게 촬영했다"

-지수와 서로 공주, 왕자라고 부른다던데. 어쩌다가 그렇게 됐나.

"지수가 왕자, 내가 공주다(웃음). 지수가 키가 워낙 크고 잘생겼는데, 햇빛을 받으면서 서있으니까 너무 멋있는거다. 그래서 왕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내가 공주가 됐다. 애칭 같은거다. '발칙하게 고고'에서 만나기 전까지 오디션에서 이상하게 많이 마주쳤었다. 그래서 '아 저 친구랑 언젠가 같이 하겠다' 했는데, '발칙하게 고고'로 만나서 많이 친해졌다"

-'페이지터너' 3부에서 진목이 차식 대신 피아노를 치고, 원수라고 생각했던 유슬에게 칭찬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을 지 궁금하다.

"감사하게도 그 감정신을 후반부에 넣어주셔서 감정선을 따라가기 수월했다. 사실 그 장면을 촬영하는 날, 연습실에서 피아노 치는 장면들을 몰아서 다 찍었다. 열 몇시간을 그렇게 찍어 체력이 떨어져서 혹 감정이 약하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소현이나 지수도 많이 도와줬고, 스텝분들도 충분히 저한테 시간을 주시고 배려를 해주셔서 잘 끝마쳤던 것 같다. 근데 첫번째 테이크가 제일 좋았던 것 같은데, 카메라가 안돌아서 살짝 아쉬움이 있다"

-데뷔 영화가 동성애 코드가 있는 평범하지 않은 영화였다. 이후에도 다소 어둡거나 사연이 있는, 평범하지 않은 역할을 많이 맡았다.

"공명이라는 친구와의 키스신 때문에 그쪽으로만 부각이 됐는데,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내 스토리는 또 따로 있었다. 키스신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다. 당시에도 하기 싫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한번 경험한 걸로 만족하겠다(웃음). 이후에는 '거인'에서도 좀 어두웠고, '피노키오'에서도 임팩트 강한 캐릭터라 그런 역할들로 많이 찾아주셨다. '너를 기억해', '리멤버'까지 아버지나 가족과 관련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미지가 고착된 것 같기도 하다"

-유독 또래 배우들과 많이 연기한 느낌인데, 선배들과도 많이 만났다. 기억에 남는 선배나 도움을 준 선배가 있었나.

"'피노키오' 때 진경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감정신을 거의 다 진경 선배님이랑 한 것 같다. 나에게는 첫 드라마 현장이었고, 센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살짝 어려워 했었는데 진경 선배님이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진경 선배님이 없으셨다면 아마 그렇게 못 찍었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많이 챙겨주셨다. 가끔 시사회나 현장에서 뵐 때가 있는데, 감사한다고 인사를 드리고 있다"



-'피노키오'의 박혜련 작가와 '페이지터너'를 같이 했고, 조수원 감독과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다시 만났다. 계속해서 부르는 걸 보면 기억에 남는 연기자인가보다.

"'피노키오' 때 드라마 촬영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보니까 현장도 어려워했었고, 센 캐릭터 역시 연기하는 걸 힘들어했었는데 조수원 감독님이 날 많이 혼내셨다. 그래도 꿋꿋하게 하니까 그게 예뻐보였다고 하시더라. 박혜련 작가님은 '지수, 재하를 봤으면 좋겠다'고 직접 언급해주셨다. 촬영이 겹치면서 못 할 뻔 했는데, 운좋게 제 때 합류하게 됐다. 두 분 모두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

"유리누나와 영광이형의 광고 회사 식구다. 유리누나에게 들이대는 연하남(웃음). 지금까지 했던 역할과는 많이 다르다. 대사들이 정말 거침이 없는데, 그런 말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조금은 어색했다. 근데 촬영 현장이 너무 편하고 즐겁고, 유리누나나 영광이형을 비롯해서 다 많이 친해져서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걸 해볼 여유도 생기고 좋다. 점점 캐릭터가 잡혀가면서 재미를 느꼈다"

-소녀시대 유리와 연기하는 소감은 어떻나. 소녀시대를 한창 좋아했을 나이대다.

"아무래도 유리누나가 대스타 아닌가. 그래서 '내가 소녀시대 유리랑 연기를 한다고? 말이되나? 리'라고 생각했다. 대본리딩을 가서도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둘이 하는 촬영이 많다보니까 '그래도 똑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너무 성격이 좋다. 낯가림도 전혀 없고. 월드스타도 사람이구나 이런 느낌(웃음). 어렸을 때부터 TV로 봐서 어려웠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서로 장난도 많이치고 즐겁게 하고 있다"

-데뷔초 사진을 보니 2년 전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과 달리 상당히 앳되보이더라. 연기를 시작하고 2년, 얼굴 말고도 달라진 점이 있을까.

"내가  봐도 얼굴이 많이 바뀌었다. '발칙하게 고고'를 기점으로 바뀐 거 같다. 요즘에 찍는 사진이랑 비교해보면 내가 봐도 어려보이더라. '시간이 지나긴 지났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아직까지는 선배님들만큼 많은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노하우가 생기고 나름대로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캐릭터를 잡아가는 방식이 나름대로 생긴 것 같다.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아직은 부족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경험은 쌓인 듯 하다. 그게 지금까지의 시간 동안 얻은 가장 큰 재산이자 가장 많이달라진 부분이다"

-지금의 신재하가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은 뭔가.

"당연히 연기다. 아직은 내가 갖고있는 걸 다 활용을 못하는 느낌이 든다. 경험이 쌓이면, 그리고 내가 노력을 하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아, 왜 저 때 그렇게 못했을까. 왜 저렇게 했을까'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함께 호흡하는 다른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신을 저렇게 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공부도 많이 하고있다. 다른 배우들도 다 똑같을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예전에는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했던 것 같다. 이젠 그냥 '배우' 신재하면 좋을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 할수록 그 무게감이나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요즘 연예계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사회적인 영향이 되게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를테면 박보검 씨를 샵에서는 만났다는 단순한 얘기가 기사에 크게 부각돼서 나오는 식이다. 내가 말 한마디를 하는 게 큰 영향을 끼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보면서 행복해 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을 가진 배우"

-그럼 비슷하지만 다르게, 어떻게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싶나.

"캐릭터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작품마다 캐릭터가 다른데, 거기서는 이랬는데, 똑같은 사람이야?' 하는. 그게 좋은 거 같다. 그만큼 그 캐릭터라고 보여졌다는 거니까. '그래도 신재하라는 이름을 알리는 게 좋은 거 아니냐'고 많이 하시는데, 캐릭터를 연구해서 보여드리는 게 내 직업이고, 그게 내 할 일이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신입사원까지 청춘을 대변하는 작품을 많이 했다. 신재하 자신의 청춘은 어떤 것 같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작은 역할이라도 쉬지 않고 계속 하고 있고, 또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니까 너무 좋고 행복하다.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까울 정도다.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 사귀는 것도 좋아해서 현장에서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정말 좋다. 좋은 청춘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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