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성남, 조용운 기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신태용(46) 감독의 고민은 하나다.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뛰며 경쟁력을 유지하길 바랄 뿐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하는 다수의 선수는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유럽파도 출전이 많지 않다. 심지어 와일드카드로 일찌감치 낙점한 손흥민(토트넘)마저 최근에 결장이 잦다.
걱정이 앞선 신 감독이지만 수문장에 대한 고민은 없다. 와일드카드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골키퍼 포지션에 대한 예상이 없을 만큼 올림픽팀에서 김동준(22,성남)이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소속팀에서 뛰라'는 신 감독의 주문도 가장 잘 이행하는 이가 김동준이다. 김동준은 올해 성남의 주전 수문장으로 도약하며 전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리그 8경기에 나서 8실점만 하면서 성남의 짠물수비를 주도하면서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준다.
1일 열린 광주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도 김동준의 선방은 눈부셨다. 김동준은 광주가 90분간 19개의 슈팅을 시도해 10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침착한 선방을 보여줬다. 후반 추가시간 전상욱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가기 전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여러번 실점 위기가 있었다. 전반 이종민의 날카로운 프리킥과 송승민의 강력한 슈팅, 후반에는 수비 뒷공간이 뚫리면서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을 맞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김동준의 슈퍼세이브가 나왔고 성남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동준의 선방에 평소 후한 평가를 내놓지 않는 김학범 감독도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23세 이하임에도 경기를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면서 "김동준은 연습 때부터 가장 집중력있게 훈련하는 선수"라고 합격점을 줬다.
김동준을 보며 미소를 지은 것은 김학범 성남 감독만이 아니다. 경기장을 찾아 관전한 신 감독도 만족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신 감독은 김동준의 활약에 웃어보이며 "지금은 뛰는 것만으로도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동준은 리우올림픽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올림픽팀 골키퍼로 뛰었던 지난 1월 올림픽 예선 한일전의 아픔을 곱씹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아직도 한일전 경기를 보면 욕이 저절로 나온다. 악몽을 꾼 것 같은 경기였다"고 자신의 잘못을 되짚었다.
자신의 잘못을 확실하게 파악한 김동준은 K리그를 통해 자신감이 한껏 올랐다.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서 만난 김동준은 "K리그는 올림픽보다 한수 아래의 무대라고 생각한다. 프로에 오니 정말 다르다. K리그를 통해 부담감을 자신감으로 바꾸면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