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국내에서부터 보호를 받아야 중국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
독립제작사협회 안인배 회장이 중국의 우리나라 프로그램 베끼기나 인력 유출을 걱정하기에 앞서 국내 방송문화산업의 씁쓸한 현실을 꼬집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셀(cel) 문화창조벤처단지 콘퍼런스 룸에서는 방송·영화·컴퓨터그래픽(CG) 분야의 중국 진출 지원 및 저작권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독립제작사협회·드라마제작사협회·각 방송사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한류는 위기와 기회가 맞물려 있는 시점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제작 환경은 열악한 탓이다. 반면 중국 자본의 국내 방송가 잠식은 물론 우리 제작사에게 불리한 각종 규제 강화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사와 방송사간 불공정한 저작권·수익분배비율 ▲제작사·방송사간 표준계약서 사용 ▲방송 포맷의 저작권 보호책 ▲한중 공동제작시 수익 불균형 완화 ▲우수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확대 ▲법률적 구조·제도 마련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개선책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로 여겨진다. 특히 저작권이나 한중 분쟁시 우리나라 제작사들은 힘의 논리에서 밀리기 일쑤다. 해외 자본에 의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 현장의 문제점은 제작사의 권한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도 권한은커녕 방송사로부터 수익 배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주제작사들이 결국 인건비를 남기는 수준에 그치다보니 점점 울며 겨자먹기식 비합리적 해외 자본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한 PD가 그 저작권에 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면 굳이 중국에 갈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모든 권한이 방송국에 귀속되어 있는 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국내에서부터 보호를 받아야 중국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며 "영국이나 미국 등 사례를 볼 때도 제작사에게 권한이 주어졌을때 비로소 방송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한국 미디어 산업은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시장 중심에 우뚝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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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