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두 명의 선수에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49)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올 시즌 들어가기 전 두산의 최대 경쟁 포지션은 좌익수 자리였다. 김현수(28,볼티모어)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만큼 이 공백을 채우는 것이 올 시즌 두산의 가장 큰 숙제였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 무한 경쟁 체재로 돌아갔던 좌익수 자리는 시즌이 들어가고 이제 박건우와 김재환이 번갈아가며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갔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70경기에 나와 타율 3할4푼2리 5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다. 반면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김재환은 김태형 감독이 "타구 질이 국내 선수들과는 남다르게 좋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일발 장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서 김태형 감독은 "넓은 구장에서는 수비가 좋은 (박)건우를 주로 기용할 계획이고, 펜스와의 거리가 짧은 구장에서는 (김)재환이를 기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박건우는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상수의 잘 맞은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껑충 뛰면서 잡아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김재환 역시 지난 12일부터 치러진 한화와의 3연전에 나와 자신이 가진 파워를 입증했다. 지난 12일 자신의 올 시즌 첫 경기였던 대전 한화전에서 9회 대타로 나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4일에는 4회 시즌 2호 아치를 그려냈다.
결국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확실한 만큼 김태형 감독은 각자의 능력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기용 방향을 잡은 것이다.
아울러 김태형 감독은 주전으로 유력했지만, 출장 기회가 줄어든 박건우를 향해 애정 어린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그동안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경쟁으로 많이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좌익수가 원래 네 자리가 아니였던 만큼, 뺐겼다고 생각하지 말고 (김)재환이와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2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는 말로 부담을 좀 덜어줬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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