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당진, 조용운 기자] 스타플레이어 부재에 시름하던 한국 권투가 모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13년 만에 링으로 돌아온 전 세계챔피언 최용수(44)가 권투 인기 부흥에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사각의 링을 잊지 못하고 돌아오자 한동안 권투의 매력을 맛보지 못했던 팬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16일 오후 충남 당진의 호서고등학교체육관에서 열린 최용수와 나카노 카즈야(30,일본)와의 메인경기에 쏠린 팬들의 눈은 상당했다. 함께 열린 한국권투연맹(KBF) 전국 신인왕전으로 더욱 뜨거워진 현장은 최용수의 복귀전에 열화와 같은 반응이 뿜어졌다.
최용수가 링으로 돌아온 이유가 잘 보여줬다. 최용수가 뒤늦게 글러브를 낀 가장 큰 이유는 꺼져가는 복싱 인기를 올리기 위함이다. 최용수는 지난해 현역 복귀를 결정하면서 "한국 복싱이 너무나도 침체돼 있어 내 도전이 활력소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용수의 복귀전이 1년 동안 치러지지 않았던 이유도 극심한 복싱 흥행 침체가 자리했다.
그러다보니 복싱 인프라가 부족해졌고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 한국 프로복싱은 세계권투협회(WBA), 세계복싱평의회(WBC) 양대기구를 기준으로 2007년 지인진이 타이틀을 자진 반납한 이후 아직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추어 무대서도 한국 복싱의 그림자는 분명하다. 이달초 중국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최종예선에서 남자 10체급, 여자 3체급 대표 선수들이 전원 탈락하며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런 상황서 최용수의 복귀는 해결책 마련에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권투연맹 관계자는 "스타가 없는 상황에서 최용수 선수가 나서주신 것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고 현장에서 최용수의 복귀전을 중계한 유명우 해설위원도 "현역으로 돌아온다는 발상에 놀랐다. 옛날 기량은 아니겠지만 몸관리를 잘해서 다시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침체된 한국 복싱에 큰 힘이 되어줘 감사하다"는 응원을 전했다.
13년 만에 사각의 링에 오른 최용수 덕에 모처럼 복싱팬들은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했다.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전부터 현장을 찾은 한 복싱팬은 "어렸을 때 복싱을 본 기억을 가지고 정말 오랜만에 찾았다. 내가 젊었을 때 TV로 봤던 최용수를 아들과 함께 현장에서 응원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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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