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고지용이 있어 완전체 젝스키스가 더 빛났다.
14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2’의 첫 주자 젝스키스의 공연이 열렸다. 젝스키스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하나마나 콘셉트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하나마나의 마지막 순서였다.
초미의 관심사는 고지용의 출연 여부였다. 공연 직전 '무한도전' 트위터에 고지용의 모습이 담긴 녹화 사진이 올라오면서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젝스키스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고지용은 없었다. 5명의 멤버(은지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 장수원)는 고지용 없이 '컴백', '폼생폼사', '커플'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어 발라드곡 '기억해줄래'를 부를 차례였다. 멤버들은 고지용의 자리를 비워놓았다. 눈치를 챈 팬들은 "고지용"을 연호했다. 이때 슈트를 입은 고지용이 무대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떠올랐다.
고지용은 '기억해줄래'를 비롯해 달콤한 멜로디가 매력적인 '커플'을 부르며 멤버들과 합을 맞췄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그는 조금은 어색해 보였지만 금세 무대에 녹아들었다.
고지용의 의리가 빛난 순간이었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2000년 해체 후 각각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고지용은 달랐다. 좀처럼 TV에서 보기 어려웠다. 에너지 사업을 하는 그는 연예계를 완전히 떠났고, 2013년 가정의학과 의사 허양임 씨와 결혼해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 평범하게 살았다.
그런 그가 16년 만에, 그것도 젝스키스의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 올랐다. 부담으로 다가왔을 법하지만 동고동락했던 젝스키스 멤버들, 그를 그리워 해준 팬들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를 잘 아는 리더 은지원 역시 "힘든 결정을 내려줘서 지용이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뭉클한 표정의 고지용은 "감정이 벅차오르고 반갑다. 16년 만인데 마지막 무대가 생각난다. 저는 제 일을 하고 있다. 한 가정의 아기 아빠가 돼 있다"며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무한도전'을 계기로 멤버들이 왕성한 활동을 했으면 한다. 팬의 입장으로"라고 이야기해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고지용의 말대로 '무한도전-토토가2'는 사실상 젝스키스의 마지막 완전체 무대나 다름없다. 무대 의상이 아닌 정장을 입고 등장한 것처럼, 고지용은 다시 사업가이자 가장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살 것이다. 단 한 번 뿐이다. 그러나 재결합의 가장 큰 핵심인 고지용이 함께한 사실만으로도 의미를 더했다. 단 두 곡을 불렀지만 감동은 그 이상이었다.
젝스키스의 팬이 아니었을지라도, 고지용의 등장은 그때 그 시절을 살아온 이들에게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멤버들은 물론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을 줬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