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한효주와 천우희가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에서 만났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뜻의 단어로 기생이자 예인을 일컫는 말이다. 소율(한효주 분)은 어린 시절부터 촉망 받는 정가의 명인이다. 소율은 대성권번에서 연희(천우희)와 만나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노래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많은 열정을 보이고 함께 당대 최고의 가수 이난영(차지연)을 동경하며 서로를 북돋아주는 사이다. 소율은 우정과 더불어 윤우(유연석)와 알콩달콩하게 사귀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소율의 남자친구인 윤우는 가명을 사용한 당대 최고의 작곡가기도 하다. 이렇게 사랑과 우정, 그리고 노래에 대한 열정 안에서 평화롭기만 하던 세 사람이었지만 '조선의 마음'이란 노래가 등장하며 이들은 갈등을 맞이하게 된다.
무엇보다 영화에서는 각기 다른 매력의 한효주와 천우희가 돋보인다. 그동안 필모그래피를 통해 각기 다른 매력과 연기로 다가온 두 사람은 '해어화'에서도 상반된 매력을 보였다. 봄날 같이 따스하고 분홍빛이 어울리는 한효주와 가시가 보이지만 그 안에 한 없이 여린 내면을 품고 있는 천우희는 극에서도 복사꽃, 가시꽃이란 별명이 있듯 각자의 모습을 보였다. 재능과 사랑 그리고 자신들의 우정을 두고 맞선 두 여배우의 모습이 관전 포인트다.
이와 더불어 두 사람은 영화에서 노래를 직접 소화해내며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한효주는 정가와 한국무용의 특훈을 받았고 극중 '조선의 목소리'가 되는 만큼 청아한 음색과 가창력을 자랑한 천우희는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극 곳곳에 배치되는 한효주와 천우희의 목소리는 '정말 두 사람이 한 것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코 어설프지 않았다.
'해어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영상미기도 하다. 영상미는 한효주와 천우희의 향기로운 만남을 더욱 극대화 시켜준 요소기도 했다. 봄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색감과 실제 1940년대 사용됐던 소품 등 섬세한 재현은 1943년 경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재능과 사랑을 두고 대립을 보이게 된 둘도 없는 두 친구의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소재지만 분명 보여줄 것도 많고 공감을 살 수도 있는 입체적인 이야기기도 하다. 하지만 '해어화'에서는 소율, 연희, 윤우 세 사람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소율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됐지만 연희와 윤우의 행동은 그들의 사정이나 감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쉽게 공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해어화'는 촘촘함을 앞세워 세밀하게 짜여졌다. 한효주, 천우희의 노래 그리고 유연석의 피아노 연주, 당시의 의상과 소품, 배경 그리고 아름다운 색감까지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영화다. 특히 한효주와 천우희, 완벽하게 다른 두 여배우의 만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만의 여운 있는 향기를 남긴 영화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20분.
true@xportsnews.com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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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