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최태준은 또렷한 비주얼과 달리 털털한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반전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KBS2 '부탁해요 엄마'를 통해 어머니들의 사랑을 무한하게 받던 그는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에서 때로는 카리스마 있다가도 때로는 다정한, 그리고 그 안에 은밀한 비밀을 지니고 있는 알다가도 모를 고등학생 세준 역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최태준은 자신이 생각하는 '커터'로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가볍게 말하자면 '커터'는 교복을 입을 수 있었어요. 또한 그동안 작품마다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했는데 '커터'는 또래 배우들과 중심 인물이 돼 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며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고요. 신기하게도 극중 세 인물이 모두 안타까웠습니다. 불완전한 청소년들을 통해 벌어지는 영화의 내용이 참신하게 와닿았고 제가 해왔던 역할과 달랐기에 연기적으로도 욕심 났습니다."
극중 세준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면서도 어떤 학생도 범접할 수 없는 무서운 학생이었다. 그러다가도 그는 전학생인 친구 윤재(김시후 분)에게 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살갑게 다가갔다. 그런 세준이 윤재와 함께 범죄에 노출되게 되며 갈등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태준은 세준이라는 인물에 대해 청소년 때를 떠올리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어린 시절 친구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충분했던 그런 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태준 역시 세준이를 연기하며 이해타산적인 생각을 버리고 충분히 그를 이해하며 다가갔다고. 처음 해보는 연기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최태준은 정희성 감독이 세 배우의 감정이 올라올 수 있게끔 기다려주고 도와준 배려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김시후 씨와 문가영 씨는 정말 편안해서 좋았어요. 서로 매 신이 끝날 때 쯤이면 장난 치고 쉴 수도 있는데 다음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열의에 찬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것을 보니 열정의 자극제였습니다. 함께 셋이 했기에 감사했던 것 같아요."
최태준은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는 숨길 수 없는 과거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태준과 더불어 함께 '마수리'를 이끌었던 이홍기, 김희정, 오승윤 등은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동료들을 볼 때 반갑고 축하해주고 싶다고 했다. 최태준은 초등학생 때는 아역배우 활동을 했지만 중, 고등학생 당시에는 여느 학생들처럼 학업에 전념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보내며 또래 친구들처럼 축구도 하고, 학원에 다녔던 경험이 귀중했고 큰 재산이라 말했다.
"어머니께서 사춘기가 오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아역 생활을 통해 현재의 연기 생활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도 학업에 전념하며 잠시 쉬었을 때에 대해 후회하진 않습니다. 당시 만났던 친구들은 제게 큰 재산이고 그 때의 추억은 돈을 주고 살 수 없었던 재밌던 추억이었습니다. 만약에 연기를 쭉 해왔다면 일이 일상이 돼버리진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매 작품을 할 때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태준은 최근 KBS2 '해피투게더'에 절친인 블락비 지코와 동반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해피투게더' 촬영에 대해 "재밌게 놀다 왔다"고 회상했다. MC들이 자상하게 챙겨줬다며 꼭 다시 나가고 싶다고 애정을 보였다. 최태준과 지코는 데뷔 전부터 친분을 이어왔다. 그는 지코에 대해 동생이지만 형 같은, 진정성 있는 친구라 말했다.
"지코와 평소에 사우나 가는 것이 취미입니다. 사우나에서 같이 식혜 한 잔을 먹을 때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둘 만의 여가생활입니다. (웃음) 지코가 워낙 인지도가 높아서 일탈은 꿈도 못 꿔요. 서로 조용한 집 앞 맥주집에서 한 두잔 정도 맥주잔을 기울이죠. 축구도 워낙 좋아해서 작품 없을 때는 축구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작품을 할 때는 혹시나 다칠까봐 게임으로 대신 하고 있어요."
그는 최근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KBS2 '태양의 후예'의 애청자라 말했다. "송중기 선배님 뒤에 서있어만 있어도 좋을 것 같고 붕대라도 전해주고 싶습니다"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애정을 드러냈다. 많은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던 최태준은 김갑수를 '아버지'라 말하며 다른 작품에서 꼭 만나보고 싶다고 전했다.
"연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합니다. 연기의 매력은 다양한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백수 형순이의 역할을 생각하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사실 형순이는 주변 친구들의 모습이기도 하거든요. 친구들에게 현재 어떤 것이 가장 힘드냐 물었을 때 '돈이 없어서 힘든게 아니라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배우가 안됐다면 뭘 하고 있을지 생각하니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스물 여섯에 고등학생을 연기하기도 하고 조선시대에서 살고 있는 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최태준은 아직도 직업란에 기재할 때 '배우'라 쓰는 것이 떳떳하지 못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 혹은 10년 뒤 모든 사람들이 '배우'라는 것에 대해 의심치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