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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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홍광호의 '빨래', 지친 당신에 건네는 위로

기사입력 2016.04.04 17:11 / 기사수정 2016.04.05 12:0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그러나 어쩌것냐. 이것이 인생인 것을.”
 
참으로 팍팍한 인생.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 ‘빨래’ 이야기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의 힘겹지만 따뜻한 서울살이 이야기는 지친 이를 나지막이 다독인다.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빨래'는 몽골 이주노동자 솔롱고와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을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와 웃음, 눈물을 그려낸 작품이다. 2005년 초연 이후 10년여간 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사랑받았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5년간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월급이 밀려 고단한 몽골인 솔롱고부터 서울살이 6년간 이사만 7번째, 지겨운 세간살이 중인 나영, 괴팍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장애가 있는 딸을 40년째 키우는 주인할매, 매일 같이 연장근무에 사장의 눈치를 보기 바쁜 서점 직원들, 슈퍼주인 공장장, 마이클, 슈퍼주인, 마을버스 기사, 직장인까지 각양각색이다. 솔롱고와 나영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엔 모두가 주인공이다.

살아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공감 가는 이야기가 어우러졌다. 빨래는 그야말로 ‘힐링’의 과정이다. 지극히 일상적인 일과는 슬픔을 잊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과정에 비유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힘 있는 이야기에 어쿠스틱 라이브 연주가 녹아들었다.

극은 해피엔딩이다. 주인공들은 '이것이 인생'임을 받아들이며 소소한 행복을 맛본다. 우리네 인생은 여전히 팍팍하겠지만, 팍팍한 인생살이를 팔팔하게 살아갈 용기를 북돋워 준다. 사실 ‘빨래’가 초연한 당시인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각박했던 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에 세월이 흘러도 '빨래'가 오늘날까지 관객에 와닿는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배우 홍광호의 복귀가 반갑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빨래'에 컴백했다. '오페라의 유령', '데스노트', '지킬 앤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맨 오브 라만차‘ 등 대극장 뮤지컬에서 활약하며 뮤지컬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다. 소극장 뮤지컬에 다시 선 모습이 조금은 낯설지만, 금세 홍광호표 솔롱고에 몰입하게 한다.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소극장을 꽉 채운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참 예뻐요’를 부르는 그에게서 나영을 짝사랑하는 솔롱고의 순수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년 2월 26일까지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공연한다. 160분. 만 13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빨래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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