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야구 축제'를 앞두고 화려한 입담 대결이 펼쳐졌다. 패기와 열정이 돋보였다.
28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10개 구단 감독 및 대표 선수 20인이 참석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 유희관이 삼성은 류중일 감독과 박한이, 차우찬, NC는 김경문 감독과 이종욱, 이재학, 넥센은 염경엽 감독과 서건창, 김세현, SK는 김용희 감독과 김강민, 김광현, 한화는 김성근 감독과 정근우, 안영명, KIA는 김기태 감독과 이범호, 윤석민, 롯데는 조원우 감독과 황재균, 손승락, LG는 양상문 감독과 류제국, 박용택, kt는 조범현 감독과 박경수, 조무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잠실 빼고' 개막전 선발 공개
4월 1일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인 개막전 선발 투수가 공개됐다. 대구에서 맞붙는 삼성과 두산은 차우찬과 니퍼트를 각각 예고했다. 고척돔 공식 개장 경기이기도 한 넥센-롯데전은 피어밴드와 린드블럼의 '외인 매치'가 예정됐다. 마산에서 붙는 NC와 KIA는 해커와 양현종을 각각 선발로 결정했고, 문학 SK-kt전은 김광현과 마리몬이 등판한다.
한편 잠실 '빅매치'인 LG와 한화전은 선발 투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새벽 3시까지 고민했지만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양상문 감독 역시 "그렇다면 저도 비공개하겠다"고 대응했다.
◆ 10개 구단 감독 출사표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감독들의 출사표가 공개됐다.
-김태형 : 목표 우승이다. 가을 즐길 준비 다 됐다.
-류중일 : 작년에 아쉽게 통합 5연패를 놓쳤다. 이제는 도전자 입장이다. 새로운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한경기, 한경기 최선 다하겠다.
-김경문 : 작년에 마음 비우고 좋은 성적을 냈지만 끝맺음이 아쉽다. 우리 선수들, 스태프, 프런트까지도 한번 해보겠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정상을 향해서 가겠다.
-염경엽 : 꼴찌 후보가 됐는데 안보이는 전력을 빼고 평가하신 것 같다. 팀 케미는 더 단단해졌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하도록 최선 다하겠다.
-김용희 : 지난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미치도록 한번 준비해보겠다.
-김성근 : 여러분들이 있어서 프로야구가 있다. 그래서 한화 이글스가 있다. 작년 전반기 인기를 다시 한번 대전에서 일으키겠다. 가을에 반드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김기태 : 내년에는 앞에 앉을 수 있도록 좋은 선물 안겨드리겠다.
-조원우 : 3년간 가을야구 하지 못했다. 지난 가을부터 열심히 준비했고 올해 꼭 가을야구 하겠다.
-양상문 : 변화된 모습과 활기찬 야구로 팬들의 상처 치유하겠다.
-조범현 : 아직 젊지만 최선 다하겠다.
◆ 5강 후보? NC와 한화가 대세
5강 진출 후보팀을 묻자 감독들 모두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대세는 NC와 한화였다. "전력이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따라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거의 모든 팀이 5강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넥센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력이 비슷해졌다고 생각하지만, NC는 박석민을 영입해서 좋아보인다. 다른 팀들도 좋아보인다"며 두산, LG, 롯데, 한화, SK를 꼽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내년에는 오늘 뒷자리에 있는 팀(한화, KIA, kt, LG, 롯데)이 앞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NC 김경문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 LG 양상문 감독은 답변을 정중히 피했고, 막내팀인 kt 조범현 감독은 "우리팀 빼고 다 5강 전력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캡틴들의 우승 공약은?
언제나 그렇듯 우승 공약도 주목 받는다. 지난해 두산 김현수가 "우승을 하면 유희관이 옷을 벗을 것"이라고 예고했고 이것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당시 피해자(?)였던 유희관은 "'안 본 눈 산다'는 글을 정말 많이 봤다. 밴드 CF라도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안들어오더라"며 웃음 지었다.
대세는 상의탈의 였다. kt는 '인기남' 이대형의 상의 탈의를 약속했고, 삼성은 팬티 바람 댄스를 예고했다. 롯데는 최준석의 탈의를 약속했고, SK 역시 27명의 선수 전원 상의 탈의 후 그라운드 질주를 약속했다. 두산은 "팀내 인기가 많은 90년생 선수들이 팬티만 입고 스카이다이빙을 할 것"이라는 파격 공약을 내걸었고, 넥센 주장 서건창은 자청해 "안전하다는 전제 하에 고척돔에서 번지 점프를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웃음을 자아낸 것은 LG였다. 주장 류제국이 "이병규 선배님이 말을 타고 나와 그라운드를 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병규의 별명이 '적토마'라 웃음이 터졌다. 이에 박용택이 "정말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 돌아온 임창용, 미디어데이에서도 '핫이슈'
이날 오전 KIA 입단이 확정된 임창용은 미디어데이에서도 핫이슈였다. 공식 행사 전부터 KIA 이범호, 윤석민에게 임창용 관련 질문이 몰렸다. 윤석민은 "팀 전력에 확실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팀에서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주실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주장 이범호 역시 "오늘 아침에 기사를 보고 놀랐다. 오면서도 임창용 선배에게 전화를 드리고 왔다. 주장으로서 당연한거라 생각하고, 저희팀에 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배가 오실때까지 잘 버티면서 5강에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웃음 '빵' 터진 김태형, 김기태
'입담 황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날도 활약했다. 개막전 선발 투수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먼저 "두산이 니퍼트를 선발로 내보낼 것 같은데 한번 깨보겠다"고 도발(?) 하자 김태형 감독은 "괜찮으시겠냐. 지금이라도 바꿔줄 수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사위 삼고 싶은 선수'를 묻는 질문에도 "(함께 자리한) 유희관만 빼고 괜찮다. 유희관을 쭉 옆에서 지켜봤는데 방송으로 말씀드릴 수 없는게 많다"는 재치있는 질문으로 유희관의 얼굴을 빨갛게 만들었다.
한편 KIA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말투로 폭소를 불렀다. 인터뷰 때마다 '저, 그, 뭐'를 빼고는 문장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소녀팬의 날카로운 지적에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졌다. 결국 '저, 그, 뭐'를 빼고 KIA 팬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질문에서 김기태 감독이 어렵게 시도를 했으나 끝내 무산됐고, 이후 사윗감을 뽑아달라는 질문에도 웃음이 이어졌다. 김기태 감독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NYR@xportsnews.com/사진 ⓒ 권혁재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