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현대캐피탈, 챔프 향한 도열...품격 지켰다

 
[엑스포츠뉴스=안산, 이종서 기자]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이 통합 우승 좌절의 아쉬움에도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OK저축은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챔프전 4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1-3(20-25, 15-25, 25-19, 23-25)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현대캐피탈은 챔프전 1승 3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쉬움이 큰 패배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국내 배구서 흔히 볼 수 없던 선진배구 스타일인 스피드배구를 이식해 유행을 선도하고 정규리그 우승의 성과까지 거뒀다. 후반기 18연승 행진은 그동안 어떤 팀도 해내지 못했던 신기록이었고 현대캐피탈은 통합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뚜껑을 여니 결과가 달랐다.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 상당한 부담을 가졌는지 정규리그서 잘 맞아 돌아가던 스피드배구가 삐걱거렸다. 게다가 지난해 챔프전을 우승했던 OK저축은행의 경험에 압도를 당하면서 고대했던 봄배구를 마쳤다.

실망감이 클 법도 한데 현대캐피탈은 명품 패자를 자처하며 OK저축은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현대캐피탈은 끝까지 남아 OK저축은행을 향한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마친 뒤 최태웅 감독은 "우리가 뚫을 수 없는 탄탄한 팀이다. 실력으로 진 것"이라고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며 "이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같이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부에 예의를 더한 것이다. 최근 프로스포츠는 경쟁에 얽매이기보다 동종 구성원에 대한 존중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서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의 우승을 축하하는 의미로 도열한 것을 시작으로 프로농구 KGC인삼공사, 전날 여자부 챔프전에서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축하하기 위해 코트에 남아있는 등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정규리그 우승 과정에서 세리머니와 관련해 원치않는 논란에 휩싸였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도열로 우승 못지않은 아름다운 패자로 남게 됐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안산, 김한준 기자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