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배우' 유이가 자신에게 쏟아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어 놓았다.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방영 3주만의 반전이다.
유이는 걸그룹 애프터스쿨 소속으로 2009년 MBC 드라마 '선덕여왕' 이후 꾸준히 연기 활동에 도전해왔다. 2011년에는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서 주연을 꿰찼고, 이후 드라마 '전우치' '황금무지개' '호구의 사랑' '상류사회'에서 연거푸 주연으로 등장했다.
배우로 변신한지 7년째인 지금 유이를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작교 형제들'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고 백자은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구의 사랑' '상류사회' 등 유이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만 하면 활약에 대한 기대보다 "잘 하는지 두고보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결혼계약'도 마찬가지였다. 캐스팅 이후 이서진과의 로맨스와 시한부 싱글맘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뒤따랐다.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이 유이의 어색한 발음과 표정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13일 방영된 '결혼계약' 4회에서 유이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강혜수(유이 분)는 자살하려는 오미란(이휘향)을 말리며 "사모님이 살아야 저도 살아요. 저 미치게 살고 싶거든요. 사모님 저랑 같이 살아요"라고 애원했다. 한지훈(이서진)과 계약이 성사되야만 빚을 청산하고 뇌종양을 치료해 딸 차은성(신린아)과 함께할 수 있는 싱글맘 강혜수의 애타는 모성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누리꾼들은 "보면서 울었어요" "짠내난다"며 유이가 연기한 혜수에게 이입했다.
앞으로 혜수는 웃을 날 보다 울 날이 더 많을 전망이다. 미란의 간 이식 수술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아챈 한성국(김용건)이 수술을 취소하는 모습이 예고됐고, 혜수의 병세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게다가 지훈의 옛 연인 서나윤(김유리)이 등장해 지훈과의 로맨스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시어머니 심영희(정경순)는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혜수의 새 인생을 방해하는 가운데 혜수와 은성을 떼어놓으려고 한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결혼계약'이 방영 3주만에 시청률 20%를 바라보며 승승장구하는 이유에는 이처럼 웃을 날 없는 강혜수의 짠내나는 인생을 입체감있게 그려내는 유이의 활약이 있다. 유이가 '결혼계약'을 통해 '연기하는 아이돌'이 아닌 '연기자 유이'로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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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