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제안은 KBO를 무시하는 꼴이다.
KBO 관계자는 지난 18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금액 상한선에 대하여 먼저 제안을 했다"며 "아직 협의하는 과정에 있고 내부 검토에 들어가 있다.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사무국이 제안한 안은 기본적으로 현 시점 NPB(일본프로야구)와 맺고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와 NPB는 선수협회의 주도 하에 20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두는 협상을 체결했다.
최고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에 단독협상권을 쥐어주는 것이 아닌 20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적어낸 복수의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다나카 마사히로는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 5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복수 협상권은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나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사무국이 제안한 포스팅 금액 상한선이 미국과 일본이 맺은 협상의 40% 수준인 800만 달러(약 93억 원)라는 것이다.
한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사무국이 KBO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일본의 반절 수준도 되지 않는다. KBO 구단들의 반발은 당연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나성범을 예로 들었다. 전문가는 "현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나성범 정도일 것이다"라며 "나성범은 8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를 받는다. NC의 입장에서는 포스팅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나성범은 1~2년 정도 메이저리그 진출이 늦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유권을 가지고 있는 구단의 손해는 물론이고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까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포스팅 금액 상한선이 생긴다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펼쳐질지도 의문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을 시작으로 손아섭, 황재균의 포스팅 실패를 바라봤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전문가는 "최근 한국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사무국이 KBO에 일본과 같은 규정을 적용시키고 싶은 이유였을 것이다"라며 "사무국이 자체적으로 KBO의 수준을 평가하고 제안했겠지만 너무 무시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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