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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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사극본좌' 우리의 잔트가르, 김명민을 보내며

기사입력 2016.03.15 10:33 / 기사수정 2016.03.15 10:3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김명민이 '사극본좌'라는 별명에 걸맞는 묵직한 존재감과 함께 '육룡이 나르샤'를 떠났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는 제 1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 이방원(유아인 분)에 의해 그의 스승이었던 정도전(김명민)이 처단됐다. 극 초반 아역 분량부터 묵직하게 극을 이끌어오던 정도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

강력한 왕권을 꿈꾸는 이방원과 철저한 권력분리를 꿈꾼 정도전의 대립은 '육룡이 나르샤' 후반부의 큰 줄기였다. 다만 앞서 KBS 드라마 '정도전'으로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일까. '육룡이 나르샤' 속 그려지는 캐릭터 정도전은 다소 아쉬운 부분들도 존재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명민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불후의 이순신'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사극으로 돌아온 그는 '사극본좌'라는 타이틀이 허투루 생긴 것이 아님을 대중 앞에 다시금 선보였다.

고려판 '레미제라블'이라 불린 '무이이야' 장면을 통해 극 초반부 시선을 잡아끄는데도 성공했다. 피를 토하듯 내뱉는 그의 이야기들에 시청자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김명민은 눈빛만으로도 안방을 장악하는 법을 보여줬다. 

이방원 역인 유아인과 맞붙을 때는 더욱 묵직했다. 통제할 수 없는 폭두인 이방원과 지향하는 바가 서로 어긋나 계속 부딪히며 두 사람이 빚어내는 연기의 앙상블은 지켜보는 맛이 있었다. "고단하구나, 방원아"라는 그의 대사와 스승을 칼로 찌르고 돌아서 가는 이방원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도로 오랜 시간 뇌리에 남을 듯 하다. 47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순간도 정도전의 최후였다. 

오랜시간 '육룡이 나르샤'에서 중심을 잡아온 설계자 김명민은 박수 속에 떠났다. 그는 드라마 속 정도전의 전개에 다소 아쉬움이 있더라도, 그의 연기로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줄 알았다. 진정 잔트가르(최강의 사내)였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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