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이지아를 이야기 할 때는 늘 신비주의가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외계인 설이라는 황당한 이야기가 있었을 만큼 그에게는 무언가의 아우라가 있었다. 그런 이지아가 자신의 틀을 깨기 시작했다.
이지아는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무수단'(감독 구모)에서 생화학전과 미생물학 관련에 있어 전문가인 특임대 신유화 중위 역을 맡았다. 이지아는 영화를 통해 여군으로 변신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강인한 모습으로 이전과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많은 이들이 이지아의 여군 연기에 대해 의외라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지아는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왜 의외인지 모르겠어요. (웃음) '무수단'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이렇게 고생할지 몰랐어요. 굉장히 설정이 멋지다고 생각해 대뜸 하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고생스러웠습니다."
그는 영화 촬영을 하며 산에서 약 두달 동안 생활을 했다고. 특히 촬영 당시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연기를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심지어 우기와 겹처 약 한달 반 만에 촬영을 마쳐야 했기에 긴 롱 테이크샷이 사용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도 했다. 김민준, 도지한, 오종혁, 박유환, 김동영 등 남자 배우들은 촬영이 끝난 뒤 술도 마시곤 했지만 이지아는 촬영 뒤에는 말 그대로 '떡실신'을 했다고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이지아는 촬영 후반 부 실신을 하기도 했다. 그는 폭염주의보에 결국 실신했지만 촬영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계속 참았다. 더군다나 배우들 중 홍일점으로 다른 남자 배우들과 체력적으로 다르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고. 실신한 후에도 혹여나 더 큰 피해를 줄까 바로 일어났다고 했다.
"독한 마음을 먹었었는데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것인가 싶었어요. 속상하기도 했는데 제가 좀 미련한 편이라 불편해도 계속 참아요. 그런데 결국 더 피해를 드렸죠. (웃음) 산에 있다 보니 모기도 정말 크고 지렁이도 뱀 같았습니다. 숫자도 많고 무섭기도 했죠. 알러지가 있어서 모기에 물리면 엄청 붓고 그랬어요. 모기 패치부터 초음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했는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군복은 뚫었지만 군화는 못 뚫더라고요. 다시 촬영하라면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체력도 좋은 편이라 촬영장에서 쓰러져 보고 싶고 약한 척도 해보고 싶었는데 진짜 쓰러져 보니 아니더라고요."
데뷔작 '태왕사신기'부터 '아테나 전쟁의 여신', 그리고 '무수단'까지 이지아는 유독 액션이 필요한 연기를 많이 해왔다. 그는 액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며 평소 DVD를 볼 때도 액션 장면만 계속 돌려본다고. '태왕사신기' 촬영 때도 액션 신만 나오면 눈이 번쩍 할 정도였다. 그래서 액션 신이 많은 '무수단'을 선택하기도 했다. 극중 이지아는 위장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상처와 흙투성이가 되는 등 이전과 다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지아는 위장크림이 덜 칠해져 오히려 아쉬웠다는 생각도 전했다.
"극중 캐릭터인 신유화 중위와 저는 외모 밖에 비슷한 점이 없는 것 같아요. 신유화 중위는 정말 철저한데요 저는 그런 편이 아닙니다. 치밀하기 보다는 덜렁대고 뭐 하나 빠트리고 하는 그런 성격이에요. 예전에는 긴장하는 부분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 얼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차가워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완벽주의나 주도면밀 할 것 같다던데 그렇지 못해요."
이지아의 말처럼 대중은 이지아를 차갑고 조금 다가가기 힘든, 무언가 신비로운 모습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이지아는 털털하고 의외로 허술한 구석도 많은 활발한 그런 사람이었다. 순대 간과 허파, 그리고 먹방에 대한 무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지아 역시 대중이 있는 그대로 봐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사실 없었어요. 지금은 제가 세상이 편하니, 행복해요. 그동안 늘 긴장한다는 것이 힘들었었어요. 근데 사람들이 제가 말 한다고 믿지 않을 것 같아요. (웃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강남역에서 게릴라 데이트를 했는데 '실물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고 있어요. "
이지아는 지난 2014년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약 2년 만의 컴백이다. 컴백에 대해 이지아는 다작의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일 하고 싶은 일을 다작으로 꼽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지아는 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밝은 모습'을 꼽았다. 그는 어떻게 보면 과장될 수도 있는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너무 심각한 연기만 했더니 다들 그런 모습인 줄 아시더라고요. 전 다양한 것을 좋아합니다. 한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여성스럽고 과장된 그런 캐릭터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지아는 '무수단'에 대해 굉장히 큰 도전이며 자신에게 있어 남다른 의미로 남을 것이라 말했다.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연약해 보이거나 허술해 보이는 것이 싫다는 그는 조금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모습을 보였다. 망가지거나 힘든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지아의 2016년이 기대되는 점이다.
tru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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