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015년은 조상우(22,넥센)에게 유독 피로도 높은 한 해였다. 누적된 피로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이에 '예견된 부상'으로 찾아온 셈이다.
조상우의 부상 소식에 야구계가 술렁인다. 지난달 29일 넥센 히어로즈는 "조상우가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이라는 소견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먼저 돌아온지 사흘만의 발표였다.
피로골절이란 신체의 한 부위를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생기는 부상이다. 보통 미세 골절을 동반하는데 조상우의 경우도 미세한 골절이 동반됐다. 다행히 검진 결과 인대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조상우는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넥센 구단은 조상우가 어떤 수술을 어떻게 받게 될 것인지, 재활 기간을 얼마나 잡고 수술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넥센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구단 관계자는 "조상우의 의견도 들어야하고 구단 트레이너와도 상의를 해야한다. 캠프가 끝난 후 주치의와 함께 의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의 간판 투수인만큼 모든 결정이 조심스럽다.
넥센이 더 난감한 이유는 이미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가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등판이 어렵고, 재활에만 매달려야한다. 주축 선수였던 한현희에 이어 조상우까지 수술대에 오르는 것은 계산에 없었던 상황이다. 선수의 건강이 최우선이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가 수술을 받은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정을 뒤로하고 선수의 부상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젊은 투수들이 왜 부상으로 쓰러질 수 밖에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상우는 대전고 재학 시절 이미 팀의 기둥뿌리와도 같은 존재였다. 대전고 야구부 역대 최고의 성과를 조상우 재학 시절에 거뒀다. 고교 야구에서 팀의 '에이스' 투수는 당연히 등판 일정이 잦고, 무리를 자주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조상우가 아니라 어떤 학교든 마찬가지다. 또 당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에 띌 만큼 재능이 있었기에 당연히 국가대표로도 선발됐고, 프로 입단 이전에도 이미 많은 공을 던진 상태였다.
프로 입단 첫해였던 2013년 조상우는 1군에서 5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선발 수업 겸 제구 숙제를 풀기위해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구단도 공을 들였다. 선발로도 뛸 수 있는 투구수를 유지하면서 2군에서 꾸준히 공을 던져 가다듬었다.
※조상우 2014년, 2015년 1군 성적
2014년 : 48경기 6승 2패 11홀드 69⅓이닝 280타자 평균자책점 2.47
2015년 : 70경기 8승 5패 5세이브 19홀드 93⅓이닝 382타자 평균자책점 3.09
그리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을 펼쳤다.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고 총 48경기 69⅓이닝 280번 타자를 상대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총 7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조상우의 피로도가 급상승했다. 지난해에도 조상우의 보직은 필승조 셋업맨. 마무리 손승락 앞에서 승리를 잠그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출장 빈도가 높아졌다. 한현희가 선발로 보직을 이동했고, 손승락이 부진한 상황이 생기자 조상우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출장 경기수가 대폭 늘었고, 이닝도, 총 상대 타자수도 크게 늘었다.
조상우가 처음 '이상 신호'를 보냈던 것은 지난 여름이다. 올스타 휴식기 직전 조상우의 구위가 이상하리만치 떨어졌다. 당시에는 특별한 통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조상우가 지쳐있다고 판단하고 2군에 내려보내 휴식을 하며 구위를 체크했다. 복귀 이후 꾸준히 등판 간격, 소화 이닝 등을 지켜왔지만 팀 상황상 시즌 막바지 과부화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고난은 계속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에도 조상우는 '애니콜'이었다.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조상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 출전했다. 4차전에서는 이미 지친 상황에서 구위가 정상이 아니었고, 두산 타자들이 죄다 쳐내며 기적의 역전극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시즌이 마무리 됐지만, 조상우는 대표팀에 차출되며 프리미어12 대회에 출전했다. 프리미어12에서는 한층 회복된 구위로 호투를 펼치고 당당히 우승 멤버가 되어 돌아왔지만, 유난히 긴 시즌을 보냈던게 사실이다. 대표팀에 차출되면 시즌 후 회복 시간이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조상우에게 특별한 도전 과제까지 주어졌다. 다시 선발 수업을 받게된 것이다. 국제 대회 이후 조상우는 체중 감량부터 시작해 선발 투수로서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상우는 수술에 따라 최소 2~3개월, 최대 1년 가까이 재활 기간을 갖게 된다.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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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