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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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정통멜로를 선택하게 된 '그 남자'의 이야기 (인터뷰)

기사입력 2016.02.25 07:00 / 기사수정 2016.02.24 11:4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공유가 첫 정통멜로에 도전했다.
 
약 10년이 다되어가지만 아직도 공유를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속 로맨틱 가이로 기억한다. 왠지 모르게 커피향이 날 것 같이 부드러운 이미지의 공유가 25일 개봉한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를 통해 진한 정통멜로와 만나게 됐다.
 
'남과 여'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공유는 가장의 무게를 견디던 중 우연히 상민(전도연 분)을 만나 운명 같은 이끌림을 겪는 기홍 역을 맡았다.
 
첫 정통멜로 도전은 공유에게도 걱정이었다. 게다가 '남과 여'는 가정이 있는 두 남녀가 만나 그려지는 사랑이기 때문에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였다. 그럼에도 공유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정말 좋아서였다. 공유는 순수한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좋았다고. 공유는 실제로 미혼이지만 극중에서는 한 아이의 아버지며 가장을 연기했다. 결코 공유에게는 쉽지 않은 감정 연기였다. 공유는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남과 여'를 연기하며 있었던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아무래도 제가 장가를 간 것이 아니잖아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제 모습을 그리며 상상력을 동원했습니다. 전도연 선배님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자문도 주셨고요.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선배님은 연기의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말하지 않으셨지만 먼저 경험한 부분에 이어서는 디테일함까지 조언해주셨습니다."
 
공유가 직접 연기를 한 기홍은 어떤 남자일까. 공유가 기홍에게 받은 첫 인상은 '자신과 많이 닮았다'였다. 작품을 받았을 때 자신이 연기해야 할 사람이 얼마나 닮았는지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찾는다던 공유는 기홍에 대해 뭔가 슬펐으며 본질적으로 자신과 닮은 애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유가 생각한 기홍은 묵묵하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수년간 살아왔던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저도 생각보다 약간 건조한 구석이 있습니다. 제가 맡았던 캐릭터의 이미지 때문에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좋게 봐주시지만 사실 전 건조한 사람이에요. 하하. 미적지근한 사람이란게 맞는 표현일까요?"

공유는 멜로에 대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장르였고 '남과 여'를 통해 해소가 확실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전도연이 있었기에 자신의 갈증이 시원하게 해소됐다고. 공유는 '남과 여'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오히려 이 점으로 제약이 덜 하니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부터 멜로가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 나이, 30대 중후반 시기에 할 수 있는 표현을 하고 싶었거든요. 40대 때는 다른 남자가 될 텐데 지금 제 나이 때 함께 하고 싶었던 선배님과 멜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윤기 감독님의 화법을 참 좋아해요. 무심한 듯한 그런. 감독님의 톤이 좋아서 어떤 영화가 나올지 궁금했습니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니 무심함이나 건조함 속에서 무언가 감정을 툭하며 건드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만약 실제 공유에게 기홍과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그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공유는 자신은 시작을 못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도덕적인 자태를 들이댄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 결혼하고 난 뒤 흔들림을 느끼는 때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기홍처럼 용감하게 돌진하진 못할 것이라고. 또한 공유는 관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고 제목에서 말해주듯 남성과 여성이 할 얘기가 많은 작품에 대해 영화가 안겨주는 숙제가 재밌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유는 달콤한 대사로 여심을 설레게 했던 '커피프린스 1호점' 속 모습부터 대사보다는 감정과 눈빛이 더욱 돋보였던 영화 '용의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쳤다. 공유는 이 중 감정적으로 대사가 없는 연기가 더 힘들다고. 하지만 공유는 그런 것을 즐기는 편이며 차기작인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서는 대사가 많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중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고 제게 원하는 것이 뭔지에 대해 의식했는데 점차적으로 줄고 있어요. 무조건 로맨틱 코미디를 안한다는 것은 아니죠. 고민은 하겠지만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또 요즘은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들도 많아서 기쁩니다. 그런 작품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요. 제게도 그런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얼마든지 동참할 마음도 있습니다. 최근 '응답하라 1988'을 헬스장에서 자주 봤는데 보고 있으면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그게 작품의 힘인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연출과 작가의 힘이 크다 생각합니다.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후배들 모두 귀엽고 예쁘고요 작품에서도 만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쇼박스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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