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장강훈 기자]
1. 좋아하는 팀 or 선수를 만들자
“야구는 너무 지루해. 3시간씩이나 하잖아. 룰도 복잡하고….”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경기 시간이 길고, 축구나 농구에 비해 룰이 복잡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루하고 복잡한 야구 경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양준혁 선수에게 직접 받은 싸인볼이 있어요.” “심정수 선수의 홈런을 보고 야구에 빠졌어요.” “WBC때 우연히 박진만 선수의 플레이에 반해 야구장을 찾게 됐어요.”
야구 취재를 하면서, 관중들에게(특히 여성관중들이나 가족단위 관중) 야구장을 찾은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야구 자체가 좋아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은 마니아 급 관중이고, 대부분 관중들은 특정 팀 또는 특정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혼자 야구장을 찾는 사람은 드물다. 대게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기 마련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반 강제적으로 야구장에 끌고(?) 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야구를 모르는, 또는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시간을 할애 해 줬다면, 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 역할 또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어떤 종목이든, 경기 자체에 매료되는 것보다 특정 선수에게 이끌려 그 종목 또는 그 팀의 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야구장에 처음 온 사람들이 야구를 보다 친근하게 느끼려면, 좋아하는 구단이나 선수가 있어야 한다.
야구장을 처음 찾은 친구, 연인, 가족들에게 선수들을 추천해보자. 대부분 각 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지금 방망이 들고 있는 머리 큰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이 양준혁이라는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야. 참 야구하기 싫은 표정이지? 폼도 엉성하고. 근데 저 사람, 실은 대단한 사람이야. 마흔 다돼 가는데, 아직 장가도 안가고 야구에만 전념하고 있어.”라고 말해보자.
자연스럽게 양준혁에게 시선이 가고, 그의 엉성한 타격폼이나 어설퍼 보이는 몸짓에 ‘풋’하고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바로 여기다. 야구에 대한 흥미는 ‘풋’하는 웃음이든, ‘와’하는 탄성이든, 작은 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작은 부분에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 순간 그 사람은 ‘야구’라는 블랙홀에 빠져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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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구장 전경(위) 양준혁 선수의 만세타법(아래) © 장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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